마지막 소년
레이먼드 조 지음 / 엘릭시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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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소년>은 레이먼드 조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라고 해요.

앗, 저자 이름이 익숙하다 싶더라니, <바보 빅터>의 공동 작가였네요.

자기계발서를 써왔던 저자가 한국 느와르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삼 년 동안 매달렸다는 후기를 읽으면서 이 작품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했어요.

한창 조폭 영화가 유행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코믹한 요소를 곁들인 재미 위주의 내용도 있었지만 대부분 인생 막장을 그려낸 비극이라서 늘 뒷맛이 씁쓸했던 것 같아요.

이 작품을 읽고 나니 느와르는 영화보다 소설이 더 진한 여운을 남기네요.


오토바이를 볼 때마다 형이 생각난다.  (7p)


프롤로그의 첫 문장을 곱씹게 되네요. 왠지 '마지막 소년'이라는 단어를 보면 '바람'이 떠오를 것 같아요. 하늘하늘 머리카락을 날리는 바람일 수도 있고, 부디 행복하길 바라는 바람일 수도 있지만 이제는 소년이 그토록 바라던 소박한 어른이고 싶은 바람으로 기억하고 싶어요.

만약 주인공 '바람'이 마약중독 미혼모의 아들이 아니라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더라면 어땠을까요.

조직 폭력배 보스 '백기' 밑으로 들어갈 일은 없었겠죠. 아무리 바르게 살아보려고 발버둥쳐도 진흙탕에 뒹구는 꼴이니... 주인공 바람이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들이 안타깝고도 슬펐어요. 한순간에 사랑하는 사람이 죽고, 믿었던 보스는 행방불명이 되면서 소년의 울타리는 무너지고 말아요. 각박하고 잔인한 세상에서 진실이란 가혹한 운명이 아닐까요. 비열하고 더러운 인간들 속에서 마지막 소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뻔한 전개, 정해진 결말일 줄 알았는데 소설은 소설 그 자체로서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네요. 주인공의 독백과도 같은 다음 문장을 읽으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과 어른이 된 소년을 생각했어요. 진짜 소년의 이름 대신 바람으로 기억하면서, 그래, 너와 다르지 않아...


내가 소년이었을 때, 살아갈수록 삶은 하루하루 더 고단해질 거라 예상했지만,

그래도 어른이 되면 세상은 선명하게 보이리라 기대했다.

그리고 어른이 되었다.

세상은 헤치고 헤쳐도 흩어지지 않는 안개 속이었다. 미궁이었다.

원인과 결과가 어긋나는 아싸리판. 어찌해야 하나요? 

가슴을 쥐어뜯으며 물을 때마다 신은 답한다. 소곤소곤. 

잘 안 들립니다. 소곤소곤......  ( 53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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