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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강의 말 : 삶은 고독과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야마구치 미치코 지음, 정수윤 옮김 / 해냄 / 2021년 9월
평점 :
프랑수아즈 사강.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그녀는 18세에 쓴 『슬픔이여 안녕』이 성공을 거두며
10대에 세계적인 명성과 막대한 인세를 거머쥐었습니다.
문학적 재능은 물론,
젊음과 독특한 라이프 스타일로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 <사강의 말>, 야마구치 미치코 ,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 야마구치 미치코는 세상에 영향을 미친 여성들에 관한 '말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라고 하네요.
이 책의 주인공은 프랑수아즈 사강이며, 그녀의 인생 테마는 '고독'과 '사랑'이에요. 사강의 말을 모은 이 책은 사강이 어떤 사람이었고, 어떻게 삶을 대했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어요. 공교롭게도 저자가 <사강의 말>을 쓰기 시작한 시기가 작년 코로나 팬데믹이 선포될 무렵이었고, 전 세계를 뒤덮은 불안과 암울함에 잠식되는 느낌이었다고 이야기하네요. 그 와중에 정신을 다잡을 수 있었던 건 바로 사강의 말 덕분이었다고 해요.
저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의미를 발견했어요. 소설을 읽을 때는 미처 몰랐던 문장 속 의미들이, 사강이 살아온 인생을 알고나서 다시 보니, 느껴졌어요. 삶을 녹여낸 문장은 곱씹을수록 진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사강이기에, 그 어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인생을 살다 간 것 같아요.
우리가 소설 속 주인공을 바라볼 때 온전히 다 이해할 수는 없어도, 순간순간 공감하며 빠져들 듯이 사강의 삶이 그랬어요. 삶의 방식이 그대로 말과 글로 표현되는 사람이라서 그 안에 담긴 감정까지 순수하게 전달된 게 아닌가 싶어요. 솔직히 명성에 이끌려 읽었던 작품은 기대가 컸던 탓인지 감동이 크진 않았는데, 오히려 이 책을 통해 사강의 섬세한 언어가 주는 떨림이 마음에 와 닿았어요. 삶이 곧 작품이고, 글쓰기가 운명인 사람이라는 걸 알고나니 문장들이 더욱 뚜렷하게 보였어요.
소설가는 우리에게 보여줄 뿐 강요하거나 훈계하지 않아요. 그래서 처음엔 무엇을 말하는지 깊게 생각하지 못하다가, 불현듯 주인공의 심정이 진심으로 느껴질 때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저마다 다른 이야기, 각자의 삶을 살아가지만 그 누구도 고독을 피할 수는 없어요. 고독하기에, 고독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건 숙명인 거죠.
풋풋한 이십 대부터 제법 세월이 묻어나는 때까지 책 속에는 사강의 사진들이 실려 있어요. 그 얼굴을 보고 있노라니 어렴풋이 알 것 같아요. 고독과 사랑...
어떤 상황에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왜냐하면 인간은 결코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말할 수 없는 존재이므로.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중에서 (89p)
박장대소에는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하고 압도적인 힘이 숨어 있다.
함께 웃음을 공유할 수 있느냐 없느냐,
이것은 인간관계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무언가다.
- 『핑계』 중에서 (102p)
"제 작품에는 두 가지 테마가 있습니다. 그건 매번 같습니다.
사랑과 고독. 순서를 고독과 사랑이라고 하는 게 옳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요한 테마는 고독이니까요."
사강은 '고독'을 말할 때 항상 '사랑'과 짝을 짓습니다.
"사랑은 고독의 유일한 완화제입니다."
... "인간의 고독과, 인간이 고독에서 어떻게 도망칠 수 있느냐가
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테마입니다." (193p)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