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왕생 4
고사리박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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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가장 무서운 건 뭘까요.

귀신? 으음, 그보다 더한 게 있을 걸요.

아마도 정(情)!

떼려야 뗄 수 없는 마음.


티격태격 싸우던 자언과 도명 사이가 심상치 않아요.

어쩔 수 없이 일년간 붙어 있어야 한다며 투덜대던 도명이 언제부턴가 자언을 진심으로 챙기고 있어요.

물론 그 마음을 자언도 느끼고 있고요.

그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하다가 불쑥 슬픔이 밀려왔어요. 결국 도명이 자언을 극락왕생에 데려다 주고 나면 둘은 헤어지게 될 테니...

인간의 삶이란 시한부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늘 이별 앞에 속수무책, 무너지게 되네요.


학교 도서실 귀신이 신 스틸러였어요.

도서실에 붙박이로 존재하는 귀신이 매년 신입생 중 한 명에게 마음을 주고, 졸업식과 함께 떠나보내는 것이 주된 이야기는 아니었는데, 자꾸만 도서실 귀신이 생각났어요.

자언이는 다시 고3 시절로 돌아가 두 번째 삶을 살게 되면서, 아주 오랫동안 잊고 있던 감정들을 떠올리고 있어요. 정다운 친구들과의 추억, 그리고 한 곡의 부르스...


우리는 왜 외로울까요.

정호승 시인은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고 했어요.

처음엔 그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요.  

<극락왕생>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뛰어넘는, 신비로운 이야기 속에서 반짝이는 깨달음을 주네요.



"서른 살 즈음에는

그런 날이 있지 않았을까?

무용한 것은 다 잊었다 믿고 지내던 어느 날,

불쑥 마음속에서 무엇인가 솟아나서 -


고개를 짚고 

가물가물 떠올려보진 않았을까?


한때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 것들을

언젠가 다시

떠올릴 수밖에 없게 된다면


결국 내가 누구인지를 정하는 건

내가 사랑한 무용한 것들이 아닌가."    (238-24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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