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시스터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9
김혜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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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

어릴 때는 항상 비둘기집을 꿈꿨던 것 같아요. 현실에선 불가능하니까.

그때는 왜 그렇게 싸웠는지... 그냥 눈만 마주치면 으르렁댔던 것 같아요. 전부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지만.

형제 자매가 여럿인 경우는 서로 부딪힐 일이 많아서 종종 싸우게 돼요. 대부분 부모님 모르게 싸워야 크게 혼나지 않기 때문에 부모님 눈을 피해 틈틈이 싸우곤 했죠.

그래서 부모님은 우리 아이들이 사이좋게 잘 지내는구나, 흐뭇하게 여기셨던 것 같아요. 속도 모르고...

이제 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키워보니 눈에 보이더라고요. 똑같이 덜 주는 건 상관 없지만 누구만 더 주는 건 참을 수 없다는 것.

사춘기 반항은 '혼자 놔두세요.'라는 요청인 동시에 '너무 외로워요.'라는 표현이라는 걸. 그러니 넘실대는 감정 변화에 일일이 반응하기보단 조용히 가라앉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하나씩 배우게 된 것 같아요. 신기한 건 아이들을 통해 과거의 어린 '나'를 발견하게 된다는 거예요. 아하, 저때 이런 감정이었구나.

또한 청소년문학을 읽으면서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마음들을 느끼게 되더군요.


"그래도 너희 둘 사이 정말 좋았잖아."

"우리가 언제? 난 걔랑 정말 안 맞아."

"둘이 잘 놀았으면서."

"놀긴 뭘 놀아. 맨날 싸웠지. 엄마, 그거 기억 안 나? 

나랑 주나 머리 묶어 놨던 거."  (104p)


어렸을 때 이나는 주나와 무수히 많이 싸웠다. 주나는 이나가 하는 건 다 따라 했고 이나가 가진 건 무조건 똑같이 가져야 직성이 풀렸다.

... 언니니까, 언니니까, 언니니까. 언니라는 이유만으로 이나가 양보하고 참아야 할 때가 많았다. 고집부리고 떼쓰는 주나를 보면 화가 날 때가 많았다.

그래, 내가 언니라서 참는다 치자. 도대체 너는 동생이라서 하는 게 뭐야? 누가 언니로 태어나고 싶다고 했나?  (105-106p)


<디어 시스터>는 김혜정 작가님이 들려주는 자매 이야기예요.

굉장히 현실적인 자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데다가 두 사람의 속마음을 각자의 목소리로 진솔하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우리는 누구나 태어난 순서대로 살아왔기 때문에 다른 입장은 어땠을지 모를 수밖에 없어요. 문득 이 소설을 읽다가 캐캐묵은 상처들이 오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번도 그때의 진심을 털어놓은 적이 없어서, 그저 이촌 간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여겼거든요.

이나와 주나는 자매라는 이유로 한 지붕 아래 붙어 지내다가 여름방학을 맞아 멀리 떨어지게 되었어요.

태국에 사는 이모가 출산을 앞두고 있어서 엄마가 한 달 휴가를 내서 산후조리를 해주러 가는데 이나가 함께 갔고, 아빠는 베를린에 건축 박람회 일 때문에 가게 되면서 주나가 아빠와 동행하게 됐어요. 사실 이나는 엄마와 아빠에게 주나와는 절대 같이 있고 싶지 않다고, 주나 모르게 부탁했어요. 다행히 주나가 먼저 아빠를 따라 베를린에 가겠다고 말해서 순탄하게 찢어질 수 있었던 거예요. 

가까이 있을 때는 몰랐던 두 자매의 진심이 멀리 떨어진 상황에서 더 잘 보였던 것 같아요. 특히 전화가 아닌 이메일로 소통했던 것이 유효하지 않았나 싶어요. 말보다는 글이 주는 힘이 있으니까, 그래서 오해를 풀고 싶거나 사과를 하고 싶을 때는 편지를 쓰게 되나봐요. 디어 시스터... 쓰고 싶은 말이 떠오르네요.

아무래도 비둘기처럼 다정하기는 힘들겠지만 묵혀둔 마음을 훌훌 털어내어 산뜻해질 수는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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