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즈버그의 차별 정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지음, 이나경 옮김, 코리 브렛슈나이더 해설 / 블랙피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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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권리는 수많은 이들의 투쟁이 빚어낸 결과였음을, 우리는 종종 잊고 삽니다.

이 책은 우리가 누구를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차별에 대한 정리.


이 책은 법적 성평등을 위해 투쟁했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가 쓴 글들을 브라운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인 코리 브렛슈나이더의 해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선 긴즈버그가 어떤 인물인지, 간략한 소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1933년생인 그녀는 로스쿨을 수석 졸업하고도 여자라는 이유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는데, 교수의 강력 추천으로 재판연구원이 되었고, 이후 여성 인권과 젠더 차별 이슈와 관련해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1993년 클리턴 대통령의 지명을 받고,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로 연방대법원 대법관으로 임명되었습니다. 여러 사건을 통해 여성과 소수자의 권리를 위한 목소리를 냈고, 그 내용들이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크게 세 가지 주제이며, 성평등과 여성의 권리, 임신·출산의 자유, 선거권과 시민권을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에 실린 인용문은 긴즈버그 대법원 대법관 인준 청문회 기록에서 발췌한 것으로 대법원 의견은 '다수 의견'으로, 대법원 다수 의견에 반대표를 던진 글은 '소수 의견'으로 분류했다고 합니다. 또한 다수 결정에 동의했지만 그 이유를 강조한 사건은 '동의 의견'으로 표기했다고 합니다.


책에 소개된 여러 의견 가운데 첫 번째 《리드 대 리드 (1971)》항소인 의견서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이때 긴즈버그는 판사가 아닌 로스쿨 교수로서 이미 판결이 난 사건의 항소인 개요를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변호사들과 함께 작성했는데, 그 내용을 보면 당시 법적인 성차별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알 수 있습니다. 사건 개요는 샐리 리드가 아들이 사망한 뒤에 전 남편 세실과 아들의 재산 집행인 자리를 놓고 다퉜는데, 리드 부부가 사는 아이다호주 법은 '여성보다 남성을 우선해야 하므로' 세실에게 집행인 자격을 주었습니다. 긴즈버그는 아이다호주 법이 위헌임을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 이 사건에서 쟁점은 항소인의 주장처럼 '동등한 자격을 지닌' 남성이 지원할 때마다 여성이 재산 집행인 자격을 박탈당하는 것이 

미국 수정헌법 14조에서 금지한 임의적이고 불평등한 처우인지 여부다. ...   (30p)


긴즈버그는 수정헌법 14조를 통해 성차별이 인종차별과 다를 바 없으며, 둘 다 임의의 불평등한 처우임을 증명하고자 했고, 성별 분류도 '의심스러운 분류' 원칙에 포함된다고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여성을 남성의 종속적 위치로 보던 시대라서 사회적 차별이 만연했는데, 바로 그 사실을 헌법에 위배된다는 논리로써 자신의 주장을 승리로 이끌어냈다는 것이 너무나 통쾌했습니다. 대법원의 판결로 아이다호주 법이 자의적이고 위헌적으로 남녀를 차별했다는 것을 인정하게 만든 겁니다. 또한 법정에서 성별에 따른 분류를 다루는 법을 분석하는 기초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대단한 업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법을 접할 때는 규제의 개념이 더 강하게 느껴질 때가 많은데, 기즈버그의 의견서를 읽으면서 법의 우리를 보호하고 지켜주는 울타리라는 사실을 떠올렸습니다. 무엇보다도 법의 언어로 성차별적 관행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온 기즈버그의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날 여성과 모든 시민의 평등권이 보호될 수 있었음을 알게 됐습니다. 불완전한 법에 차별을 지우고 자유를 더 깊이 새겨 넣은 긴즈버그를 기억하며, 우리 역시 자유로울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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