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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목소리를 듣는 것이 우리의 정의다 - 버닝썬 226일 취재 기록
이문현 지음, 박윤수 감수 / 포르체 / 202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 이 목소리를 듣는 것이 우리의 정의다>는 버닝썬 226일 취재 기록을 담은 책이에요.
MBC 사회부 기자였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버닝썬 게이트의 전말을 공개하고 있어요.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버닝썬 게이트가 이미 끝난 사건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어요. 우리의 기억에서 잊혀졌을 뿐.
결론부터 말하자면 버닝썬과 경찰 유착 의혹은 사실이며, 몸통은 모두 빠져나간 채 수사는 마무리되었어요. 검찰은 경찰 유착 의혹을 '증거불충분' 불기소 처분했어요. 아무도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았아요. 또한 2019년 6월 4일, '약물 사용 성범죄'에 관한 형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20대 국회가 끝나면서 자동 폐기되었다는 사실이 가장 충격적이었어요. 당연히 법 개정이 된 줄 알았는데, 이토록 허무하게 폐지되었을 줄은 몰랐어요.
지금 대한민국은 GHB 범죄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어요. 당장 해결하지 못한다면 언제든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어요.
성균관 대학교 장춘곤 약학과 교수는 GHB를 복용한 상태를 치매 환자의 상태에 비유했어요. 겉보기에 행동은 멀쩡하지만 자신이 한 행동들을 기억할 수 없다는 거예요. 장 교수의 저서 《신경정신약리학》에 따르면, GHB를 섭취한 지 15분이 지나면 온화한 쾌감, 이완, 사회적 탈억제 증상이 나타나며, 과용량 복용 시 호흡을 억제하고 사용자가 의식을 잃거나 혼수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해요. 이런 특성 때문에 GHB는 강간 약물로 사용됐고, 미국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사회적 이슈가 되어 여러 연구가 이뤄졌다고 해요. 반면 국내에서는 GHB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으며, 1998년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GHB가 2001년이 되어서야 마약류로 등재됐고, 수사기관은 20년째 GHB 범죄, 정확히 말하면 'GHB 사용 의심 범죄'에 대해 손을 놔버렸다고 하네요. (150-151P)
이 책은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고 있어요.
2019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버닝썬 게이트의 모든 것, 그 취재 기록을 읽다보면 그 어떤 범죄 영화보다 더 충격적인 내용을 마주하게 될 거예요.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비리가 벌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본격적으로 확인시켜 준 사건이 버닝썬 게이트예요.
버닝썬과 경찰 유착을 일부 개인의 비리로 축소하기엔 그 수사 과정과 재판 결과가 터무니 없어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네요. 취재하는 과정 속에서 저자가 목격한 현실은 언론, 경찰, 검찰, 시민과의 관계 속에서 돈과 권력이 어떻게 작용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우리가 뉴스를 통해 접하는 내용들은 빙산의 일각이었어요.
저자는 이 책이 버닝썬 게이트의 취재 기록인 동시에 반성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건 이 책을 읽는 우리 모두에게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이제라도 우리는 물어야 해요. 왜 처벌하지 않느냐고, 왜 미흡한 법을 바꾸지 않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