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크리스토성의 뒤마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이선주 옮김 / 정은문고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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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 이야기꾼인 사람이 있어요.

허튼 소리를 지껄여댄다면 미친놈 소리를 듣겠지만 누구라도 혹할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그는 바로...

알렉상드르 뒤마, 그는 누구인가.

알 듯 모를 듯 애매했는데, 이런 경우 십중팔구 '모른다'가 솔직한 고백이지만 굳이 알 것 같다고 우기는 건 그가 쓴 작품 제목을 보자마자 "아하! 그거!"였거든요.


1844년 신문 「르시에클」에 『삼총사』연재(3월~7월), 「주르날 드데바」에 『몽테크리스토 백작』연재(8월~1846년 1월),

「라프레스」에 『마고 왕비』연재(12월~1845년 4월).    - 저자 연보 중에서 (363p)


알렉상드르 뒤마 Alexandre Dumas

1802년 7월 24일 프랑스 북부 엔 지역의 빌레코트레에서 태어났다. 

후작인 아버지와 흑인 노예인 어머니 사이에서 사생아로 태어나 나폴레옹군의 장군에 오른 토마 알렉상드르 뒤마의 아들 이자

『춘희』를 쓴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Alexandres Dumas fils , 1824~1895 극작가이자 소설가)의 아버지다. - 책 앞날개 발췌

추가적인 설명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며 작가와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 필수 요건인 것 같아요. 3대에 걸쳐 똑같은 이름에, 당대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는 게 신기해요.


<몽테크리스토성의 뒤마>는 소설 같은 에세이예요.

뒤마는 화려하게 지은 자신의 집에 몽테크리스토성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그곳에서 다양한 동물들과 함께 살았다고 해요. 바로 그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원제가 '내 짐승들 이야기 Histoire de mes betes 이며, 10여 년간 신문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 1867년에 첫 출간한 책이라고 해요.

"뒤마의 작품 모두를 읽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뒤마 자신을 포함해서." - 옮긴이의 글 중에서 (371p) 라고 할 정도로 방대한 두께의 수많은 작품을 쓴 것으로도 유명하다고 해요. 당시 뒤마를 시기질투한 무리들이 흑인 혼혈인 점을 빗대어 다작은 졸작이며 흑인식 작업이라며 비난했다는데, 지금이었다면 악플러는 다 고소감이에요. 정말 대단한 건 뒤마 자신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거예요. 눈앞에 뒤마가 있는데, 알렉상드르 뒤마에 대해 알은 체 하며 그는 흑인이라고 말하는 마부와의 일화가 인상적이에요. 그들이 뭐라 하건 시끄럽게 떠들어 봐야, 뒤마는 명실상부한 베스트셀러 작가였으니까 작품으로서 모든 걸 말한 거죠. 

재미있는 건 몽테크리스토성에 살고 있는 동물들에게 당시 유명인의 이름을 붙였다는 거예요. 독수리, 원숭이, 앵무새, 고양이, 꿩, 수탉, 공작새, 개, 떠돌이개... 각 동물들의 특징을 너무도 친절하고 자세하게 묘사해주고 있는데,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이름만 대면 다 알 법한 인물의 특징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는 게 압권인 것 같아요. 기가 막힌 작명과 풍자로 통쾌한 복수를 한 게 아닌가 싶어요. 상상이 아닌 현실에서 수많은 동물들에게 둘러싸인 뒤마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던 거죠. 그 짐승들에 대해, 혼란한 현실 상황에 대해.

뒤마의 글은 소리내어 읽으면 한 편의 연극 같이 느껴져요. 주변 인물들과의 생생한 대화를 그대로 들려주면서 적절하게 설명을 덧붙여주는 방식이라 막힘없이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어요. 감탄사를 내뱉으며 읽고나니 한 가지 아쉬움이 남네요. 뭐라고 표현할까, 이 책을... 저만의 언어로 멋진 감상평을 늘어놓을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뒤마의 표현을 살짝 빌려봤어요. '양'이라는 이름의 개처럼, 그의 작품은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신기한 미로 같다고, 그러니 끝까지 미로를 통과하려면 전적으로 믿고 따를 것.



양은 어떤 개인가?

... 나는 손님들에게 '양'이라는 이름의 개가 새 식구로 들어왔다고 알린 터였다.

더불어 이름만으로 섣불리 판단하지 말라고 했다. 이름은 친근하지만 성격은 아직 아리송하다고.

길목에 앉아서 석류석처럼 두 눈을 빨갛게 번쩍이며 하얀 곰이 그러하듯 머리를 약간 흔들거리는 양의 모습을 그들에게 보여주었다.

건드리지만 않으면 양은 전혀 공격적이지 않았다.  

나는 알렉상드르에게 모든 것을 맡겻다. 그렇다고 쉬는 게 아니라 연재소설 세 편을 써야 했다. 

연재소설 집필은 내가 즐겁게 하는 일이 아닌 만큼 이와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련다. 

연재소설을 써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다.

사람들은 정원에서 제각기 원숭이든 가금류든 동물원이든 온실이든 닭이든 취향대로 흩어졌다.

나는 사냥복을 입고 있던 터라 평상복이자 작업복으로 갈아입기 위해 방으로 올라갔다.

여러분이 관심 가질 만한 내용을 곧 알게 될 테니 걱정하지 마시길!

... 삼베 셔츠와 얇은 면바지로 갈아입고 10분쯤 후에 아래로 내려왔다. 

내 모습을 보고 아탈라 보셴이 물었다.
"차림이 왜?"

"제가 아버지를 순백으로 모셨습니다."

알렉상드르(뒤마의 아들,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는 작가이자 소설가로 『춘희』로 유명하다)가 대신 대답했다. (74-75p)


자, 이제는 새로 등장한 인물이 도대체 우리를 어디로 끌고 가는지 한번 따라가기로 하자.

이런 걸 철도 쪽에서는 '레일 이음새'라 하며 시나 소설 분야에서는 '에피소드'라고 부른다.

아리오스트(Arioste 1474~1533 이탈리아 시인)가 에피소드의 창시자다.


그러면 레일 이음새의 창시자는 누군가요?


거기에도 대답했으면 좋겠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아는 바가 없소이다.  (7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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