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에 꽃은 피듯이 - 요즘 너의 마음을 담은 꽃말 에세이
김은아 지음 / 새로운제안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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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늘 아름다웠지만 새삼 마음으로 느낀 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아요.

우스개 소리로 꽃이 좋아지면 나이 든 증거라고 했는데, 정말 저도 변했더라고요.

길을 지나다가도 작은 풀꽃에 발길이 머물고, 아름다운 꽃들을 만나면 저절로 사진을 찍게 되네요.

<모든 순간에 꽃은 피듯이>라는 책도 그 '꽃'에 마음이 끌려 읽게 되었어요.

역시나 저자는 꽃을 마음으로 느낄 줄 아는 사람이었어요. 꽃을 느긋하게 바라보듯 자신을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라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어여쁜 꽃말과 함께 적어낼 수 있었나봐요. 그 마음을 알 것 같고,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무엇보다도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책갈피에 꽃을 살짝 끼워둔 것처럼 향긋한 기분이 들어요. 사연마다 꽃 그림과 꽃말을 만날 수 있거든요.

취준생으로 맘고생 하다가 힘들게 취직한 첫 회사의 기억들은 드라마 <미생>을 떠올리게 하네요. 저자는 이 시기를 '장미'로 표현하고 있어요.

'느려도 좋다. 오롯이 피어날 수만 있다면.' (21p)

사회 초년생 시절에 겪는 인생의 부침이란 훗날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당시에는 눈물 꽤나 쏟게 하는 고통인지라 저자가 활짝 핀 장미를 보며 스스로 응원하는 모습이 너무 짠했어요. 왠지 성년의 날에 선물로 받는 장미꽃다발이 팍팍한 사회생활로 진입하기 전에 힘내라는 격려의 의미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축하보다는 응원!

요즘 유행어마냥 '꽃길만 걷자'라는 표현들을 많이 하는데, 인생이 어디 평탄하고 수월한 길이 있던가요. 당연히 없으니까 꽃길을 염원하는 것이겠지요.

저자가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는 결코 꽃길이 아니지만 그 모든 순간마다 꽃을 피워내는 마음이었다는 점이 아름다운 것 같아요. 또한 운명처럼 꽃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도 멋진 것 같아요. 물론 그 일이 생각만큼 아름답지도 향기롭지도 않다는 것이 인생의 아이러니 같아요. 

꽃은 아름다워서 사람들이 좋아하지만 금세 시들기 때문에 가차없이 버려지곤 해요. 그토록 화려한 꽃을 피워내고도 결국에는 시들고 마는 것이 허무하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하지만 꽃은 져도 향기는 남는다는 것이 우리 인생과도 닮은 듯 해요. 아무리 고달픈 인생에도 향기로운 순간이 있잖아요. 

저자 덕분에 꽃길 대신 마음 속에 꽃 한 송이를 피워낼 수 있는 힘을 얻은 것 같아요.





에크메아를 안방에 들여온 날 아빠는 말했다.

"왜 잎이 옆으로 퍼지지 못하고 위로만 길게 뻗어 있겠어. 

볕이 잘 들지 않는 곳에서 자랐던 거야. 사람이든 식물이든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지." 


있어야 할 곳


'그게 어딜까' 하고 생각에 잠겼다. 솟아나는 새순처럼 무언가를 향해 나아가는 시간.

그렇게 자랄 수 있도록 햇빛이 나를 비추는 시간은 '지금'이 아닐까. (2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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