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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매혹한 돌 - 주얼리의 황금시대 아르누보, 벨에포크, 아르데코 그리고 현재 ㅣ 윤성원의 보석 & 주얼리 문화사 2
윤성원 지음 / 모요사 / 2021년 7월
평점 :
<세계를 매혹한 돌>은 주얼리 스페셜리스트 윤성원님의 두 번째 책이에요.
세상에 아름다운 보석과 주얼리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러나 보석과 주얼리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다소 부정적인 시선이 있을 수 있어요.
저자는 보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보석과 주얼리의 문화사를 통해 깨뜨리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해요. 보석과 주얼리는 허영심을 자극하는 사치품이 아니라 예술적인 가치가 있는 작품에 견줄 수 있으며, 건전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어요.
이번 책에서는 주얼리의 황금시대라 할 수 있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벨에포크, 아르누보, 아르데크, 레트로 모던이라는 사조들을 거쳐 어떻게 21세기 현재까지 이르렀는지 보석의 역사를 아우르고 있어요.
인류 역사 속에서 주얼리의 혁신적인 행보를 살펴보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어요.
그 가운데 아르데코 시대에 자유와 권리를 쟁취한 여성들이 주도한 패션과 주얼리의 변화가 놀라운 것 같아요. 새로운 삶에 알맞은 패션과 주얼리를 필요로 하면서 최신의 미학과 유행까지 유기적으로 영향을 미쳤고, 이는 문화 자체를 소비하는 엘리트 소비자들의 탄생으로 이어졌다고 하네요. 저자는 아르데코 시대를 위대한 개츠비와 재즈 시대로 설명하고 있어요. 그 후에 대공황은 긴축의 시대였는데, 이 위기에 아르데코 주얼러들은 활용도가 높은 컨버터블 주얼리를 만들어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에 최고의 가성비로 여성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어요. 이때 샤넬이 다이아몬드 컬렉션을 만들게 된 숨은 이야기가 있어요. 대공황으로 침체된 다이아몬드 산업의 부흥을 절실히 원했던 파리의 국제 다이아몬드상 협회가 드비어스로부터 다이아몬드를 후원받아 코코 샤넬을 찾아갔고, 다이아몬드와 플래티넘을 사용한 파인 주얼리 제작을 의뢰했던 거예요. 진짜와 가짜 주얼리를 섞어서 착용할 것을 장려할 정도로 다이아몬드 업계의 타격이 심각했던 것이 오히려 코스튬 주얼리가 성공할 수 있게 만든 요인이 된 거죠.
"주얼리는 여성에게 부의 상징이 아닌 아름다움을 위해 존재한다." (258p)라고 외친 샤넬의 다이아몬드 컬렉션이 1930년대를 대표하는 가장 세련된 주얼리로 꼽힌다고 하네요.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 플래티넘과 다이아몬드는 주얼리보다 군수 물자로서 막대한 힘을 발휘하여 연합국 승리에 기여했다고 해요. 바로 그 시기에 미국인 제너럴 일렉트릭이 다이아몬드 합성에 성공했고, 오펜하이머 회장이 다이아몬드를 미국 시장에 풀어 결혼 적령기의 청년들이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를 외치게 되었다고 해요.
우리는 결혼반지는 곧 다이아몬드라는 공식이 당연하다고 여겼는데, 실은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라는 카피 한 줄에 전 세계가 세뇌된 것이었다니 뭔가 속은 느낌이 들어요. 물론 다이아몬드의 눈부신 아름다움 앞에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요. 이제 다이아몬드는 새로운 전환의 시기를 겪고 있어요. 지속 가능성과 책임 있는 채굴을 생존의 화두로 내세우면서 바꿔보자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어요. 소중한 지구와 인류를 지키자는 공동의 목표가 전 세계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거죠.
매혹적인 보석의 세계를 알아가는 재미뿐만이 아니라 주얼리의 역사를 통해 시대 흐름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