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보통의 행복

아주 보통의 행복 - 평범해서 더욱 소중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7월

<아주 보통의 행복>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행복연구센터 센터장인 최인철님의 에세이예요.

저자는 우리 모두가 지극히 보통의 존재이므로 추구하는 행복 역시 아주 보통의 행복이면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사실 '보통'이라는 의미는 특별하지 않은 평범함을 뜻하지만 그것만큼 어려운 게 또 있을까 싶어요.

더군다나 '행복'이라는 주제는 삶의 화두와 같아서 참으로 어려운 것 같아요. 

그렇다면 '아주 보통의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세상이 달라졌어요. 저자는 코로나19가 갈라놓은 건 국가만이 아니며, 개인들도 두 부류로 나뉘었다고 이야기하네요.

감염과 죽음에 대한 공포, 자신의 동선이 공개되는 것에 대한 당혹감으로 인해 자신의 세계를 자발적으로 수축시키는 사람들과 반대로,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세상으로 뛰쳐나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결국 개인이든 국가든 공포로 인해 삶을 축소하는 진영과 지루함이 지겨워서 삶을 확장하려는 진영으로 나뉜다는 거예요. 이렇듯 세상은 개인의 마음, 감정으로도 나뉘고 있다는 거예요. 어떤 진영에 속했든지 사람들이 원하는 건 행복이에요. 

저자는 '심리학이란 나와 공동체의 행복을 위해 인간에 관한 메뉴얼을 만드는 작업' (5p)이라고 정의하면서, 자신이 행복을 연구하면서 얻은 가장 소중한 교훈은 '행복의 평범성'이라고 했어요. 다른 때였다면 이해하기 어려웠을 거예요.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평범한 일상을 빼앗기고 나니 그 보통의 나날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깨닫게 되었어요. 그러니 지금이야말로 행복을 이야기할 적기인 것 같아요.

이 책은 심리학자가 들려주는 행복에 관한 가벼운 진담과 행복에 관한 진지한 농담을 담고 있어요.

아마 읽다보면 느끼겠지만 스스로 행복 천재인지 둔재인지 혹은 언더독인지를 파악할 수 있을 거예요. 중요한 건 행복해지는 것이니까, 자신이 둔재에 가깝다면 행복 천재들이 어떻게 평범한 일상을 행복으로 만드는지 그 비결을 배우면 돼요. 그 중 하나만 소개하자면 행복 천재들에게는 특별한 4대 보험이 있는데, 이 새로운 4대 보험의 이름은 'I AM I (나는 나다)'라고 해요. 내가 나 자신으로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험이며, 돈으로 드는 보험은 고통이 발생한 후에 후속 조치를 해준다면, 이 보험들은 예방의 힘이 더 강하다고 해요. 

좋은 인간 관계(Intimacy), 자율성(Autonomy), 의미와 목적(Meaning & Purpose), 재미있는 일(Interesting Job)이라는 네 가지 보험을 든든하게 갖춘 사람들이 바로 행복 천재들이에요. 이 네 가지 보험이 존재할 때 비로소 진짜 나 자신이 될 수 있다고 해요. 행복은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으로서 느끼는 삶의 만족감인 거죠.

어쩌면 굳이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냐고 묻지 않아도, 저마다 자신만의 행복 비결을 이미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행복의 언더독들처럼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을 뿐, 굳건하게 '나'로 채워진 사람들은 언제든지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 같아요. 

<아주 보통의 행복>은 누구나 가능한 행복을 알려주고 있어요. 그건 바로 나를 사랑하고 내 삶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