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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게임
오음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7월
평점 :
<외계인 게임>은 오음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다섯 명의 청춘들이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여행 장소는 파키스탄의 훈자.
처음에 훈자라는 지명을 몰라서 잠시 헤맸는데, 오히려 그 낯설음이 이 작품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녀에게 여행은 벗어남을 뜻했다." (7p)로 시작하는 프롤로그에서 "선명한 발자국이 그녀를 향했다."라는 에필로그까지 단지 '여행'일 뿐인데도 굉장히 많은 것들을 품고 있어요. 우리가 할 일은 그 안에 담긴 것들을 하나씩 꺼내어 확인하는 일이에요.
각자의 사연을 감춘 채 똑같은 여행객의 모습으로 말이에요. 그래서 그들이 하는 외계인 게임을 함께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 것 같아요.
왜냐하면 낯선 여행지에 모인 그들처럼 우리 역시 지금 현실에서 동떨어진 존재처럼 느끼는 순간이 있으니까요. 단순하지만 직관적인 깨달음처럼 그들의 이야기는 묘한 공감과 함께 상처를 건드리는 것 같아요. 모르는 척 외면했던 상처, 그런다고 아픔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데....
결국 마주봐야 할 현실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만드네요. 그것은 잠시 멈추거나 혹은 도망간다고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니까요.
여행자는 낯선 곳을 향해 떠나지만 그것은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잠시 집을 비우는 것이며, 결국에는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이미 이들의 이야기를 읽을 때 짐작했던 것이지만 막상 그들에게 빠져보니 더욱 선명하게 보이네요.
동일한 단어가 상황에 따라 시기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바뀌듯이, 외계인이라는 단어가 각양각색의 의미로 변하는 과정을 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