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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들
태린 피셔 지음, 서나연 옮김 / 미래와사람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쉽게 흥분하며 못 참는 타입이라면 이쯤에서 멈추세요.
정신 건강에 몹시 해로운 책이에요.
저 역시 약간의 망설임은 있었지만 포기할 수 없었어요.
왜냐하면 너무 궁금했으니까요.
<아내들>은 태린 피셔의 장편소설이에요.
먼저 간단한 줄거리를 소개해야 될 것 같네요. 그래야 왜 이 책에 대한 경고를 했는지 이해할 테니까요.
주인공인 나는 써스데이예요. 목요일마다 남편이 집에 오기 때문이죠. 내 남편에게는 두 명의 아내가 더 있고, 나는 다른 아내들을 만난 적이 없어요.
이 독특한 합의 때문에 남편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일주일에 단 하루, 목요일뿐이에요. 처음엔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남편을 사랑하니까,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괜찮다고 여겼어요. 남편의 바지 주머니에서 그걸 발견하기 전까지는... 결국 나는 규칙을 깨고 남편의 아내인 해나에게 접근했고, 몰랐던 남편의 비밀을 알게 되었어요.
자, 본격적인 이야기는 그 다음부터예요.
고도의 심리 스릴러, 대환장 스토리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놀라운 결말에 다다를 거예요.
늘 그렇듯이, 소설의 묘미는 주인공에게 빙의되어 상황에 빠져드는 순간인 것 같아요. 그런데 처음부터 뒷골이 땡기고 혈압이 쭉 오르는 설정 때문에 감정 조절이 몹시 어려웠던 것 같아요. 다행히 써스데이의 호기심에 자극이 되어 남편의 정체를 밝히고자 하는 의지가 불타올랐고 끝까지 완독할 수 있었네요.
결말은 충격적이지만 처음 받은 충격에 비하면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 것 같아요. 이 모든 이야기는 써스데이를 비롯한 아내들의 관점에서, 그녀들의 목소리가 주인공이었다고 볼 수 있어요. 흥미로운 점은 책 말미에 독자를 위한 지침으로 토론해볼 만한 질문들이 나와 있다는 점이에요.
네, 소설은 끝났지만 그녀들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오히려 책을 덮고나서 할 말이 더 많아지네요.
솔직히 요즘은 부부에 관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적나라한 속사정을 소재로 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내들> 못지 않은 충격을 받은 적이 있어요. 감히 상상도 못했던 최악의 상황들이 픽션이 아닌 리얼, 현실 사연이었어요. 인간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괜히 엉뚱하게 남편을 붙들고 취조할 게 아니라 건전한 토론의 주제로 삼으면 좋을 것 같아요.
처음엔 감정이 고조되었는데 다 읽고나니 마지막에 가서야 제정신을 차린 느낌이에요. 확실하고 강렬한 감정의 쓰나미가 지나갔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