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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의 모든 것 - 35년의 연구 결과를 축적한 조현병 바이블
E. 풀러 토리 지음, 정지인 옮김, 권준수 감수 / 심심 / 2021년 5월
평점 :
우리는 조현병에 대해 잘 모르지만 종종 들어왔어요.
뉴스 사회면에서 끔찍한 사건의 범인이 알고보니 조현병을 앓고 있었더라는 내용들이에요.
언론 보도가 이렇다 보니, 정신질환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은 조현병에 대한 오해가 점점 커졌던 것 같아요.
과연 조현병은 어떤 질환인 걸까요?
<조현병의 모든 것>은 1983년 처음 출간된 이후 조현병에 관한 표준적인 참고도서라고 해요.
저자 E. 풀러 토리 박사는 유명한 정신과 의사이자 스탠리 의학연구소 부소장, 치료 옹호 센터 창립자로서 초판 이후 35년 동안 연구한 결과를 추가하여 현재까지 7판을 출간했다고 해요. 제가 읽은 책은 7판 개정판이에요.
평생 조현병 연구를 해온 정신의학자의 소견이 담긴 책이라는 점에서 조현병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조현병 연구와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아직 조현병에 대한 결정적 척도가 없어서 증상으로 병을 정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조현병의 정의에 대한 논쟁은 끝나지 않았고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정확히 진단해야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가 무엇인지 결정할 수 있고 환자와 가족에게 예후를 말할 수 있어요.
미국 정신의학계는 1980년에 'DSM-Ⅲ'을 만들었고, 이후 수정되면서 DSM - 5의 조현병 진단 기준이 미국 내에 널리 받아들여지면서 조현병의 공식적인 기준이 되었어요.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조현병으로 진단할 수 없어요. 망상, 환각, 와해된 언어, 긴장증 또는 명백하게 비정상적인 정신운동 행동, 음성 증상(억제된 정동, 비사회성) 가운데 2가지 이상의 증상이 한 달 동안 혹은 상당 시간 동안 존재해야 하며, 업무, 대인 관계, 자기를 돌보는 기능의 상당한 저하, 성공적으로 치료하지 못한 경우 활성기 증상이 최소한 1개월 지속되거나 모든 증상이 최소한 6개월 지속될 경우, 조현정동장애의 기준과 물질 남용으로 초래된 정신증 증상들에 해당하지 않아야 해요. 진단 기준에 대한 설명이 무척 어렵게 느껴져요. 완전히 발병한 상태에서는 대체로 진단이 쉽지만 초기 단계에서는 확실히 진단하기가 어려운 편이라 정신질환 전문가들도 처음에 환자를 만나면 조현병에 대한 배제 진단을 내리는 경우가 흔하다고 해요. 그건 임상에서 상황이 확실해질 때까지는 정확한 진단 대신 임시로 진단한다는 뜻이에요.
최근에는 조현병을 진단하기 전에 최소한 6개월 동안 증상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으로 바뀌었다고 해요. 증상이 6개월 미만이라면 조현양상장애라는 진단명을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어요. 지속 기간이 한 달 이하라면 단기 정신증적 장애라는 진단명을 사용하고 있어요.
조현병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원인과 관련된 다양한 이론들이 나와 있지만 어떤 이론이 최종 답이라고 말할 수 없어요.
현실적으로 중요한 건 원인 규명보다는 당장의 치료일 것 같아요. 조현병은 생물학적 질병이라서 약물 치료가 필수이고, 처방을 위해서라도 좋은 의사를 찾아야 해요. 조현병을 제대로 치료하려면 언제라도 의사가 개입해야 하고, 최초의 정확한 진단은 필수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책에서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조현병의 오해와 진실이에요. 조현병 환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없애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저자는 우리가 이 사람들을 변호하고 옹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그들 스스로 자신을 변호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조현병에 대한 낙인을 줄이려는 전략 차원에서 우리나라도 2011년 공식 명칭이 '정신분열증'에서 조현병으로 바뀌었어요. 공공정책 관점에서 조현병의 원인과 치료에 관한 연구 자금이 더 많이 투입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어요. 조현병은 모든 병 중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병이기 때문이에요. 또한 조현병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병이기 때문이에요. 모두가 예외일 순 없다는 것.
결국 조현병에 대한 올바른 인식 개선과 관심은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