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크라잉 북 - 지극한 슬픔, 은밀한 눈물에 관하여
헤더 크리스털 지음, 오윤성 옮김 / 북트리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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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크라잉 북>은 울음에 관한 책이지만 울리는 책은 아니에요.

저자 헤더 크리스털은 4권의 시집을 발표한 시인이에요. 이 책은 저자의 첫 논픽션이라고 해요.

작가의 노트에는 이 책이 탄생하게 된 사연이 적혀 있어요. 


"지금까지 내가 한 번이라도 울었던 모든 장소를 지도로 그려보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실없는 생각이 떠오른 것은 5년 전의 일이다.

친구들과 이 아이디어에 관해 이야기할 때만 해도

이 글을 이렇게 오랫동안 길게 쓰게 될지는 몰랐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눈물에 관한 생각이 이렇게 달라질지도 몰랐다.

이 책은 그 시간의 기록, 내가 배운 것들의 기록이다.

나는 물론 지금도 계속 배우고 있다."   (11p)


울음에 관한 책이라니!

과거의 나를 떠올리면 놀라운 일이지만 어느 순간 울보가 되어버린 지금의 나로서는 당연히 읽을 수밖에 없는 책이에요.

지극한 슬픔과 은밀한 눈물처럼 떼어놓을 수 없는 조합이 또 있을까요.

이 책은 독특해요. 울음을 주제로 이야기하니까 세상 모든 이야기를 담을 수 있네요. 

사람이 태어나서 처음 하는 일이 우는 거예요. 그러니 울음은 살아있다는 증거인 것 같아요. 나는 운다, 고로 존재한다...

이상한 건 전혀 슬프지 않은데도 눈물이 날 때가 있다는 거예요. 왜 그럴까요. 이 책에서는 이유 없는 울음은 없다고 했다는데, 아직까지 그 이유를 찾지 못했어요.

한가지 확실한 건 제 자신이 변했다는 거예요. 눈물이 많아졌어요. 아이들을 키우는 동안 울보가 된 것 같아요. 마음이 어떻게 변한 건지, 어쩌다가 눈물이 많아진 건지는 알 수 없어요. 가끔 고장난 것처럼 눈물이 쏟아져서, 내 안에 어딘가 울고 싶은 존재가 생겨난 게 아닐까 상상할 때가 있어요. 

다행히 저자의 고백 덕분에 안심했어요. 차마 입밖으로 꺼내지 못했지만 딱 그 상황이었다고.


♥ 이번 주에는 매일 울었고 때론 몇 시간씩 울었다.

나는 눈물의 강도를 설명하는 내 목소리를 듣고,

'미친 사람처럼' 이유 없이 주방에 주저앉아 흐느끼는 

내 목소리를 듣는다.

'처럼'이라고?  지금 나는 미친 사람, 이다.

내가 그 사람이다.  x = x 로까지 단순화할 수 있는 방정식을

우리는 항등식이라고 부른다.    (385p)


너무 운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아무리 눈물이 쏟아진고 해도 언젠가는 그칠 테니까.

우리는 이상한 나라에 간 앨리스처럼 자기가 흘린 눈물에 빠져 죽을 일은 없을 테니까.

그러니 울고 싶을 때는 눈치보지 말고 실컷 울면 돼요. 그래야 진짜 웃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가슴 아프게 울어 본 사람만이 웃음의 의미를 알고 있어요. 울음과 웃음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으니까요.

<더 크라잉 북>은 울음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눈물을 바라보게 하는 책이네요.  울음에 관한 모든 비밀을 밝혀낼 수는 없어도 눈물에 대한 생각은 바뀐 것 같아요.  이제 자신만의 눈물 지도를 그려 볼 차례인 것 같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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