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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불행은 내일의 농담거리
김병선 지음 / 웨일북 / 2021년 5월
평점 :
<개콘>이 폐지되었어요. 희극인들에게만 불행한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전 국민이 즐겨보던 개그프로그램이 한순간에 없어지다니, 참으로 씁쓸했어요.
<오늘의 불행은 내일의 농담거리>의 저자가 개콘 KBS 공채 개그맨 김병선님이라고 해서 반가웠어요.
앗, 근데 어떤 코너에 나왔지?
이름만으로는 얼굴도, 유행어도 떠오르진 않더라고요. 어쩐지, 책 제목이 한순간에 이해되는 순간이었어요.
이 책에는 김병선(코미꼬)님의 좌충우돌 범퍼카 같은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정말 대단히 놀라운 도전과 모험기라고 할 수 있어요.
처음엔 슈퍼카인 줄 알고 덥석 탔더니, 웬걸 사방으로 부딪쳐대는 범퍼카였다니!
그의 사연들을 보고 있노라면 기-승-전- 다음은 당연히 해피엔딩이어야 할 순간에 확뒤집히는 반전이 있어요. 처음부터 안 될 것 같았으면 시도하지도 않았을 텐데, 꼭 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가 엎어지니 얼마나 속상했을까요. 보통 이런 경우라면 절망, 좌절, 포기라는 수순을 거치면서 쓰러질 것 같은데, 그는 오뚝이처럼 일어났어요.
서울대생에서 KBS 공채 개그맨이 되고, 외국이 좋아서 통역 알바로 스페인에 갔다가 열정페이는커녕 백수가 되어 스페인 노숙자 신세가 된 사연은 기가 막혔어요. 그야말로 사기를 당한 건데, 하필 외국이라서 억울함을 토로할 곳도 없고 도움을 구할 곳도 없다는 게 가장 큰 위기였던 것 같아요. 바로 그때 저자는 바에서 코미디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보았고 과감하게 도전했어요. 우와, 한국인이 스페인에서 스탠딩 코미디로 현지인을 웃기다니!
안타깝게도 스페인에서 스탠딩 코미디언으로 막 성공하려는 찰나에 엎어졌어요. 누구는 이걸 실패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의 인생 여정을 조금 알고나니 값진 경험이었다고 해야할 것 같아요. 남들보다 몇 배나 더 많이 고생했지만 멋져보이는 건 그의 도전 정신 때문인 것 같아요. 또한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에 열렬히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솔직히 실패가 두려워서 시도조차 못한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에 비하면 저자의 도전은 훌륭했어요. 물론 그가 겪은 고생을 생각하면 안쓰럽지만 그러한 경험들을 했기 때문에 한 권의 책이 완성된 게 아닐까요.
오늘의 불행을 내일의 농담거리로 가뿐하게 씹을 줄 아는 사람, 앞으로 김병선이라는 이름 석자를 진짜 개그맨으로 기억하게 될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