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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요테의 놀라운 여행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3
댄 거마인하트 지음, 이나경 옮김 / 놀 / 2021년 4월
평점 :
첫째, 제일 좋아하는 책은 뭐죠?
다음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마지막 질문은, 가장 좋아하는 샌드위치는?
로데오는 늘 이 세 가지 질문을 먼저 하고, 그들의 대답에 따라 예거(YAGER)에 타도 되는지를 결정해요.
아참, 로데오는 코요테의 아빠예요. 예거는 스쿨버스를 캠핑카로 개조한 버스이자 두 사람의 '집'을 부르는 애칭이에요.
그리고 코요테는, 당연히 주인공이죠.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의 주인공 코요테는 열두 살 소녀예요. 와우, 정말 놀라운 여행이었어요. 제가 아이반이 된 것마냥 함께 타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읽는 내내 코요테가 전하는 가슴뭉클한 감동이 봄비처럼 촉촉하게 스며든 것 같아요. 살짝 건드려도 왈칵,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감동이에요.
이 책을 읽고나니 제일 좋아하는 책으로 꼽고 싶어요.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사랑하는 우리 가족과 함께 있는 곳이고, 가장 좋아하는 샌드위치는 햄포테이토에그 샌드위치인데, 요즘 종종 집에서 만들어 먹어요. 세상에 더 맛있는 샌드위치는 얼마든지 있지만 가장 좋아하는 건 추억이 담긴 샌드위치.
지난 5년 동안 코요테는 아빠와 둘이서 예거를 타고 집시처럼 돌아다니며 살았어요. 가끔 사람을 태워줄 때가 있는데, 그건 로데오가 착해서 도움을 줘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이에요. 물론 아무나 태워주진 않아요. 대부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인데, 로데오의 세 가지 질문을 통과해야 탈 수 있어요. 코요테 입장에선 뭐가 정답이고 오답인지 전혀 모르지만 로데오는 확실히 알고 있나봐요.
우연히 새끼 고양이 아이반을 데려오면서 식구가 늘었어요. 그리고 아주 중요한 미션이 생기면서 코요테의 비밀 작전이 펼쳐져요. 로데오가 절대 모르게, 워싱턴 주 어느 공원에 수요일까지 도착해야 해요. 지금 정차한 곳은 플로리다 주, 여기서 출발해서 워싱턴 주까지 나흘 안에 가야하는 미션이에요. 왜냐하면 그 공원이 수요일이면 불도저로 밀어서 없어질 텐데, 그곳에는 코요테의 소중한 추억상자가 묻혀있기 때문이에요. 로데오는 절대로 그곳에 가지 않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코요테는 어쩔 수 없이 속일 수밖에 없어요. 사실 아이반도 몰래 데려다 놓은 다음에 치밀한 작전으로 키울 수 있게 된 거예요. 아빠의 여린 마음을 자극하는 작전인데, 진짜 코요테의 마음도 울컥했으니까 진심이 통했다고 봐야겠네요.
"난 얘가 필요해."
"나한텐 얘가 필요해."
"그래. 그게 문제라고. 잃을 수도 있는 걸 필요로 하는 건 좋지 않아." (37p)
다정하고 착한 로데오가 왜 고양이 키우는 걸 반대하는지 의아했는데, 곧 그 이유를 알게 되었어요. 코요테가 로데오를 절대 아빠라고 부르지 않는 것과 둘이서 정처없이 떠도는 것도 다 같은 이유 때문이에요. 언니와 동생, 엄마가 모두 오 년 전에 세상을 떠났어요. 로데오와 코요테만 남겨놓고... 둘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어요. 그래서 살던 곳을 떠난 거예요. 슬픔과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멀리멀리 떠돌며 사는 거예요. 겨우 열두 살인데, 코요테는 이미 슬픔을 감추는 법을 배웠어요. 자신이 슬퍼하면 아빠는 더 슬프고 괴로울 테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아빠가 반대해도 반드시 공원에 묻어둔 추억상자를 꺼내야 해요. 지금이 아니면, 소중한 추억이 사라지고 말아요.
세상에는 온갖 사람들과 사연이 있지만 서로 마음을 나누기 전에는 알 수 없어요. 진짜 이야기는 늘 마음 깊은 곳에 숨겨두기 마련이니까.
코요테의 여행이 놀라운 건 추억상자를 찾는 미션뿐만이 아니라 예거에 태운 사람들의 인생도 만날 수 있어서예요. 아물지 않는 상처가 있지만 세상을 향한 마음은 활짝 열려 있는 로데오와 코요테를 보면서 제 마음까지 따뜻해졌어요. 세상엔 슬픔이 너무 많아요. 그래도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건 그 슬픔보다 더 큰 마음이 있어서가 아닐까요.
"가끔 누군가를 믿는 건 가장 두려운 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거 아는가?
완전 혼자인 것보다는 그쪽이 훨씬 덜 두렵다." (172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