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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를 즐겁게 -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찾아서
박호순 지음 / 비엠케이(BMK) / 2021년 3월
평점 :
예전에 라디오 프로그램 사이에 "우리 소리를 찾아서"라는 짧은 코너가 있었어요.
"♪ 나물 뜯으러 가잔다~ ~ "
전문소리꾼이 아닌 일반 어르신이 부르는 타령이 몇 초간 흘러나오고, 이것은 어느 지역의 어떤 노래라는 간략한 설명이 나오는 내용이었어요.
본방송마다 패러디한 코미디 프로가 더 인기를 끌었지만 이 코너 덕분에 잊혀져가는 우리의 무형 문화유산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타령이나 민요 외에도 밭가는 소리, 말뚝 박는 소리, 맷돌질 소리 등등 정말 다양했어요.
단 몇 줄의 설명이지만 우리 소리의 유래를 안다는 것이 모를 때와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어요. 우리 소리에 담긴 우리말의 매력!
그래서 우리말에 대한 관심도 커진 것 같아요.
<국어를 즐겁게>는 민속연구가 박호순님이 알려주는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에 관한 책이에요.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찾아서~"
이 책은 국어공부가 아닌 우리말 놀이처럼 주제별로 언어, 민속, 역사, 식물과 지명, 교훈으로 나누어 그 어원과 유래를 설명해주고 있어요.
알면 알수록 신기하고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 내용이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아서 술술 읽어가게 되네요. 그 중 속담이 만들어진 과정이 흥미로워요. 요즘은 속담을 잘 쓰지 않지만 예전에는 속담을 섞어가며 이야기하는 말맛이 있었어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라는 속담은 상대방이 분명하지 않게 우물우물 말하거나 이치에 어긋나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할 때 주로 사용해요. 씻나락은 볍씨(종자로 쓸 벼)를 의미하는데, '씨(종자)'와 '나락(벼)'이 합하여 만들어진 경상도 방언이라고 해요. 씻나락은 한해 농사를 끝내고 거두어들인 벼 중에서 가장 튼실하게 여문 알곡만을 골라 내년 농사를 위해 보관해두는 소중한 볍씨인데, 이것을 귀신이 까먹는다면 정말 황당한 일이겠죠. 이 속담과 관련하여 전하는 이야기로는, 소심한 농부가 항아리에 볍씨를 담아두고 귀신이 까먹지나 않을까 걱정하며 중얼대던 소리였다는 것과 봄이 되어 씻나락을 뿌렸는데 어찌 된 일인지 싹이 트지 않아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며, 귀신이 우리 씻나락을 다 까먹었다며 계속 떠들어대는 걸 두고, 옆에서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그만 하고 남은 씻나락이나 잘 살펴보라며 핀잔을 주었다고 하네요. 속담의 유래를 알고나니 속담마다 이야기 보따리처럼 느껴져요. 특히 아이들에게는 속담의 유래가 우리말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어떤 상황에 대해 길게 말할 필요 없이, 속담 한마디로 모든 게 정리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그밖에도 다양한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알아가는 과정이 전통문화와 역사 공부까지 되는 것 같아서 유용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