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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스틸러 Love Stealer
스탠 패리시 지음, 정윤희 옮김 / 위북 / 2021년 3월
평점 :
긴장감 넘치는 범죄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아요. 제목부터 두근대는 러브 스틸러.
첫 장면부터 놀라웠던 건 대낮에 네 대의 오토바이를 탄 도둑들이 보석 매장에서 다이아몬드를 훔쳐 달았다는 거예요.
사람들이 붐비는 시각에 전자동 소총으로 무장한 오토바이 도둑떼라니, 그 대범함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에요.
마침 현장에 있던 소년이 불과 3미터 거리에서 범행 현장을 휴대전화로 촬영했고, 그 동영상은 일파만파 퍼졌어요.
거의 완벽한 범행인 줄 알았는데, 의외의 복병이 숨어 있었어요.
마약 문제로 경찰에 연행된 이십대 초반의 호주 남성이 오토바이 도둑들에 대해 안다면서 FBI를 상대로 협상을 요구한 거예요.
그는 단순히 제보자가 아니라 공범들 중 한 명이었어요. 도대체 왜 이런 선택을 한 걸까요. 과연 그의 속셈은 무엇일까요.
주인공 알렉스 캐시디부터 소개하자면 그는 마흔한 살의 건장한 남성이라는 것 외에는 미스터리해요.
말로리 박사가 매달 개최하는 은밀한 모임에 참석하고 있어요. 이 모임이 비공식 행사인 이유는 임상시험의 일종이기 때문이에요. 케타민은 해리성 마취약인데, 이 약품이 대화 요법이나 항우울증 치료에 실패한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는 거예요. 알렉스는 고통 완화를 위해 이곳을 찾았고, 케타민 시술로 꽤 효과를 얻었어요. 그를 괴롭히는 건 20년도 더 전에 세상을 떠난 친구 때문이에요. 그런데 이번 모임에서 다이앤이라는 여성을 만난 알렉스는 묘한 끌림을 경험했고, 다음날 온라인으로 다이앤에 대해 검색하기 시작했어요. 알렉스는 갑자기 왜 그녀에게 집착하는 걸까요.
솔직히 알렉스의 행동은 몹시 미심쩍었어요. 범죄 스릴러물의 주인공이 이토록 문제투성이라니, 읽는 내내 혼란스러웠어요.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 알렉스와 다이앤의 관계는 아슬아슬한 로맨스라고 해야 할까요. 끝까지 지켜봐야 두 사람의 진심을 알 수 있어요. 마흔한 살의 알렉스와 마흔여섯 살의 다이앤, 중간에 두 사람의 나이를 살짝 잊었을 정도로 그들의 행동은 전형적인 중년의 모습이 아니었어요. 어쩌면 제 편견이었던 것 같아요. 이쯤 나이들면 이렇게 행동할 거라는 추측은 완전히 빗나갔어요.
<러브 스틸러>는 기상천외한 도둑들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독자의 마음까지 빼앗아가네요.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어쩔 수 없이 연민이 생기네요. 범죄를 옹호해서는 안 되지만 연약한 인간의 고통마저 외면해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우리가 경계해야 할 건 사악한 마음이니까요. 그러니 진짜 악당에게 속지 말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