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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여행한 식물들
카티아 아스타피에프 지음, 권지현 옮김 / 돌배나무 / 2021년 3월
평점 :
봄에는 역시 나물이죠.
아는 지인이 직접 채취한 참두릅 한 바구니를 받고 잠시 당황했어요.
마트에 진열된 다듬어진 두릅만 보다가 막 채취한 참두릅은 도깨비 방망이 같았어요. 밑에 붙은 잎사귀를 떼어 다듬다가 촘촘하게 박힌 가시에 살짝 찔렸네요.
세상에나, 두릅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어떻게 이 요상한 식물을 먹을 생각을 했을까요.
갑자기 웬 호기심이냐고요? 알면 알수록 신기한 식물의 세계, 바로 이 책 덕분에 식물에 대한 관심이 커졌어요.
<세계를 여행한 식물들>은 과학 교육 전문 생물학자인 카티아 아스타피에프의 책이에요.
이 책에는 10개의 식물과 10명의 사람, 그리고 10편의 탐험 이야기가 들어 있어요.
영국 식물학자 로버트 포춘이 중국에서 훔친 최고의 차나무, 샤락선 선장이 칠레에서 가져온 딸기나무, 가짜 식물학자이자 탐험가였던 조지프 록이 티베트에서 가져온 록키모란, 식물학자이자 외과의였던 미셸 사라쟁이 캐나다에서 발견한 인삼, 프랑스의 엔지니어 프랑수아 프레노 드 라 가토디에르가 발견한 아마존 밀림의 파라고무나무, 가톨릭 신부가 브라질에서 발견한 담배, 예수회 신부가 중국에서 발견한 키위, 18세기 러시아인들이 애용했던 대황, 래플르와 아놀드가 인도네시아에서 발견한 라플레시아, 멘지스의 원정에서 발견한 거대한 침엽수 세쿼이아.
이 가운데 가장 신기한 식물을 꼽자면 '자이언트 라플레시아'예요. 못생긴 걸로는 스타급인 이 식물은 외계 생명체 같은 충격적인 비주얼과 악취를 지녔어요. 이 식물의 크기는 직경 1미터에 이르고 무게는 11킬로그램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꽃이라고 할 수 있어요. 라플레시아의 특징은 일반적인 식물과는 다르게, 스스로 열을 발생시키며, 열발생 때문에 발 고린내보다 더한 악취가 난다고 해요. 꽃가루받이를 매개하는 곤충을 불러들이는 휘발성 물질의 분비를 촉진하여 곤충들이 신진대사를 많이 할 필요가 없는 편한 환경이 조성된다고 해요. 꽃이 중앙난방 역할을 해줘서 곤충이 에너지를 덜 쓸 수 있어요. 탐험가 아놀드와 래플스가 처음 발견했을 때는 꽃 주변에 파리 떼가 들끓어서 무척 놀랐다고 해요. 라플레시아는 일년에 딱 한 번 우기가 지난 다음에 꽃을 피우며, 모습은 적양배추를 닮았대요. 의학적 효능이 있어서 보르네오 같은 지역에서는 약용으로 쓴대요. 차로 만들어 먹으면 산모의 기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현재 라플레시아는 23개 종이 있고 모두 동남아시아에서 자생하며, 이 꽃은 말레이시아의 상징이 되어 우포, 지폐, 쌀포대 등에 인쇄되어 있어요. 깊고 깊은 밀림 속에 숨어 있던, 신비롭고 기이한 라플레시아를 우리 모두가 알게 된 건 호기심 많은 탐험가들과 식물학자들 덕분이에요.
사람이나 식물이나 겉만 보고는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무시무시한 식충식물처럼 생긴 라플레시아가 곤충이나 인간에게 이로운 식물이니 말이에요.
봄나물 중 면역력에 좋다는 두릅도 모르는 사람 눈에는 볼품없는 가시나무로 보일 테니까요.
열 가지 식물을 통해 역사 속 인물들과 사건들이 별별 신기한 모험 이야기로 펼쳐지니 재미있는 식물 공부가 된 것 같아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