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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학교 분투기 - 내 교육을 방해한 건 학교 공부였다!
토니 와그너 지음, 허성심 옮김 / 한문화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요즘 교육 동향을 보면 많은 아이들에게 성공보다는 한계, 심지어 실패에 대한 전망을 가르치고 있다.
몇몇 공립학교를 찾아가서 살펴보라. 20퍼센트의 아이들은 성공하는 법을 배우고,
80퍼센트의 아이들은 제한되는 법을 배우고 있다.
다시 말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배우고 있다. (100p)
고개를 끄덕이는 대목이에요. 현재 공교육의 문제점을 꼬집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놀랍게도 이 내용은 1925년 하버드 대학교의 알콧 파라 엘웰의 박사 논문에 적혀 있어요. 논문 제목은 '여름 캠프 : 교육의 새로운 요소'라고 해요.
엘웰은 '모글리스'라는 청소년 수련원이 설립되고 2년 후인 1905년에 캠프 보조 교사로 채용되었고,1925년 모글리스 수련원을 인수해 원장이 된 인물이에요. 그는 사회가 점점 산업화되면서 아이들이 시골 생활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했어요. 그는 논문에서 20세기 학교 교육이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했으며, 그 당시 만들어진 '대학 입시 준비'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요구와 그런 교육을 부추기는 강의 중심 교수법을 정면으로 비판했어요.
<나의 학교 분투기>는 교육혁신가이자 미국 교육정책연구소 선임 연구원인 토니 와그너의 책이에요.
이 책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중퇴했던 소년이 어떻게 세계적인 교육혁신가가 되었는지, 그 여정을 담고 있어요. 주인공 소년은 바로 토니 와그너예요.
소년은 열 살이 되던 해 여름방학에 '모글리스'라는 청소년 수련원에 보내졌고, (부모님의 결정이었음) 자연에서 경험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웨스트 선생님은 인디언 전통문화를 알려주었고, 엘웰 대령은 도끼를 다루는 법을 가르쳐주었어요. 소년은 여름 내내 엘웰 대령과 숲속에서 작업하면서 끈기를 배웠고 스스로 정한 목표를 성취했을 때 느끼는 자부심도 배웠어요. 물론 8주간의 여름 캠프가 학교에서 배운 주된 교훈인 '나는 실패자이고 낙오자야!'라는 느낌을 지워버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배움과 자신에 대한 가능성을 일깨워주는 계기였다고 해요. 그뒤로 세월이 더 흐르고, 여러 대학을 다녀보고 나서야 자신이 '모글리스'에서 경험했던 것들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게 된 거예요.
저자는 엘웰 대령이 모글리스 수련원장이었고, 걸걸한 목소리와 따뜻한 미소를 지닌 현명한 노인이었으며, 도끼 사용 기술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고 해요. 정확하게 엘웰 대령이 교육비평가이자 선지자였으며 저자와 관심 분야가 같은 인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60여 년이 흐른 뒤였대요. 대령님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현재(2017년) 모글리스 수련원장인 닉 로빈슨에게 연락을 했고, 초대를 받아 그곳을 방문했을 때 대령님의 논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예요.
이 책을 읽고나면 학교에선 구제불능 문제아였던 저자가 하버드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와 교원 자격증을 받았다는 사실이 전혀 놀랍지 않을 거예요. 저자야말로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그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교사일 테니까요. 그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현장에서 적용했고 시행착오를 거쳤어요. 그동안 교육은 유행처럼 교육 개혁이 생겨났다가 사라졌고, 오늘날 대부분의 교실에서 하고 있는 교수 학습은 50~60년 전의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은, 전통적인 학교 교육이었어요. 저자는 많은 좌절을 겪으면서도 뜨거운 열정으로 최선을 다해 학생들에게 고유한 삶의 불씨를 찾아 불을 지펴주었고, 교사공동체에 대한 갈망과 학교를 새롭게 재구성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발전시켰어요. 신기하게도 그는 학생일 때나 교사일 때나 항상 교육 혁신을 위해 고군분투했었네요. 살면서 겪는 좌절과 방황은 결코 인생의 실패가 아니라는 것, 무엇보다도 실패는 한 단계 성장을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배웠네요. 이제 우리도 바뀌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