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어바웃 아나운서
강성곤 지음 / 형설미래교육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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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어바웃 아나운서>는 KBS 아나운서 강성곤님의 책이에요.

아나운서로서 36년의 세월을 이 한 권에 담기에는 부족했을 것 같은데, 의외로 책은 얇아요.

후배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늘 꼰대가 되지 않으려고 말의 분량에 신경썼다는 저자의 생각이 책에서도 드러난 게 아닌가 싶어요.

제목만 보면 아나운서 가이드북 내지 아나운서 입문서일 것 같은데, 실제 내용은 아나운서로서 살아온 저자의 경험과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어서 재미있고 유익한 것 같아요. 저자는 공영방송으로 거듭난 KBS의 첫 남자 아나운서라고 해요. 때는 바야흐로 1985년 4월 1일자로, 공사 11기생들은 본사에 배치되었는데, 선배들이 너무 많아서 힘든만큼 배울 것도 많았다고 하네요. 다만 섬뜩한 4교대 근무를 했던 마지막 기수였다니 정말 까마득한 옛날 일처럼 느껴져요. 신입 말단 아나운서에게 몰리는 살인적인 근무 시스템은 이후 없어졌다는데, 아나운서뿐만이 아니라 방송국 관련 업무는 굉장히 고된 업무인 것 같아요. 겉보기엔 화려하고 멋져보이는데 실상은 전혀 다른 것 같아요. 긴장과 스트레스로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라고 표현할 정도니, 자신의 뚜렷한 목표와 사명감 없이는 못할 일인 것 같아요.

모든 아나운서의 일차적 로망은 자기 이름을 대고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갖는 것인데, 저자는 입사 3년 만에 그 꿈을 이뤘다고 해요. 클래식방송 MC를 맡으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을 맘껏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해요. 나만의 공간에서 은밀한 독점의 쾌감과 희열을 오롯이 껴안을 수 있었다니, 요즘말로 덕업일치의 행복감인 것 같아요.

이후 퀴즈 MC를 거쳐 독일 출장에서는 PD 역할로 생고생을 했으나 실세 본부장의 심기를 건드리는 바람에 PD 사회에서 아웃되었더라는...

KBS 아나운서로서의 업적은 한국어 연구인 것 같아요. 원래 한국어연구부는 KBS 아나운서들의 공부 모임이었는데 점차 확대되면서 독립부서가 되었고, MBC의 '우리말 연구회' 발족을 도왔으며 훗날 '한국어능력시험'을 주관하는 동시에 'KBS한국어진흥원'의 모태가 되었어요. 2004년 8월 8일, 제1회 KBS 한국어능력시험이 전국 고사장에서 시행되었다는 사실, 이때 KBS 아나운서들이 총출동해 고사장에 감독관으로 나간 전무후무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9시 메인뉴스에 나왔다는 것.

저자가 숙명여대 교수로 재직할 당시의 강의 커리큘럼을 보면 한국어 발음과 뉴스리딩, 리포팅과 인터뷰, 말하기와 글쓰기인데 그 강의 내용들이 이 책속에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어요. 신기하게도 얇은 책속에 아나운서로서 갖춰야 할 자질과 노하우, 다양한 에피소드까지 고루 들어 있어요.

물론 '올 어바웃 아나운서'보다는 '올 어바웃 아나운서 강성곤'이라고 하는 것이 더 나을 듯 싶지만, 전문 분야에서 36년이라는 연륜은 누가봐도 인정할 만한 능력자인 것 같아요. 그 연륜을 녹아낸 이 책 역시 아나운서를 꿈꾸는 사람들과 아나운서의 세계를 궁금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느껴져서 더욱 멋졌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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