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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관들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2월
평점 :
요즘 영화나 드라마는 극현실주의를 지향하는 것 같아요. 악랄하고 나쁜 놈이 강자로 군림하는 세상.
왜 가상의 세상까지 현실보다 더 잔인하게 그려내는 건지 모르겠어요.
얼마 전 비리 정치인의 사면론 때문에 여론이 들썩였어요. 당연히 죗값을 받아야 할 사람들에게, 더군다나 반성의 기미조차 없는 사람들에게 사면을 언급하다니, 어이없고 화가 났어요. 당연히 반대하는 여론이 우세했지요. 권력형 비리는 더욱 엄중하게 처벌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미흡한 것 같아요.
권선징악, 너무 뻔하고 교훈적인 내용일지는 몰라도 지금 시대에 가장 절실한 메시지가 아닐까요.
<집행관들>을 읽으면서 막혔던 속이 뻥 뚫리는 듯 했어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복수극이지만 상상으로나마 후련했던 것 같아요.
고위 공직자 출신의 90대 노인이 일제 강점기의 고문 방식으로 살해된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돼요. 역사학자 최주호는 이 사건이 보도되면서 크게 놀라는데, 그 이유는 얼마 전 피해자에 관한 자료를 동창 허동식에게 전달했기 때문이에요. 사실 피해자 노창룡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민족반역자 중에 유일한 생존자였고, 일본에 거주하던 그가 한국에 온 건 자신의 묫자리 명당을 알아보기 위한 목적이었어요.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민들은 적폐 세력 척결에 환호하게 돼요.
늘 우리의 근현대사를 돌아보면 가슴을 막히게 하는 부분이 있어요. 청산하지 못한 친일세력들.
그때 청산하지 못한 친일세력이 독재세력으로 이어지고, 아직까지 사회분열을 조장하고 있으니, 지난 76년 동안 친일 청산 과제를 지체해 온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어요. 지금도 그들이 언론과 검찰의 개혁을 막고 있어요. 언론의 왜곡보도와 검찰비리 뒤에는 친일 세력이 그 궤를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이 심각하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러니 개혁과 청산은 동시에 진행되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어요. 더는 지체할 수 없는 막중한 과제인 거죠. 그 책임은 정부와 국민 모두에게 있어요. 소설은 그저 답답한 숨통을 틔우는 작은 시도일 뿐이지만, 덕분에 철저한 감시자이자 집행자가 되어야 할 사람은 바로 우리 민주 시민이라는 것을 각성하게 해주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