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사이드 하우스
찰리 돈리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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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to be continued"를 떠올렸어요.

찰리 돈리의 작품은 <수어사이드 하우스>가 처음이지만 이번이 마지막일 리 없는, 강렬한 맛을 경험했어요.

뻔한 광고 문구처럼, 맛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맛본 사람은 없는 그런 맛.

그 이유는 로리 무어의 존재 때문인데, 작가는 그것마저도 간파했더군요. 작가의 말을 통해서 로리 무어를 처음 알게 된 사람들에게 친절한 안내를 해주고 있어요. 매력적인 그녀를 더 알고 싶다면 찰리 돈리의 <어둠을 선택한 자>를 읽어보라고 말이에요. 찰리 돈리의 작품들은 모두 독자적인 소설이지만 각 소설마다 작은 조각들이 교묘하게 섞여 있다고 하니, 제대로 미끼에 걸린 기분이네요. 뭔가 그 연결고리를 찾아서 계속 읽고 싶게 만들어요.


<수어사이드 하우스>는 웨스트몬트 사립고등학교의 버려진 사택에서 벌어진 끔찍한 비극에 관한 이야기예요.

2019년 여름, 학생들은 한밤중에 그 버려진 사택에서 위험한 게임을 하던 중 두 명의 학생이 살해되었고, 범인은 같은 학교 교사로 밝혀졌어요.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어요. 생존한 학생들이 버려진 사택으로 돌아가 자살을 한 거예요. 도대체 왜 그들은 자살을 선택한 걸까요?

일 년 뒤, 웨스트몬트고 사건이 큰 이슈가 되었어요. 그건 유명한 TV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인 맥 카터가 팟캐스트로 옮겨와 이 사건을 주제로 삼았기 때문이에요. 그 팟캐스트 제목이 <수어사이드 하우스>예요. 사실 이 사건은 <인디애나폴리스 스타> 기자인 라이더 힐리어가 특집으로 다루고, 자신의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에 꾸준히 내용을 올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등장한 맥 카터가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상황이에요. 라이더는 <수어사이드 하우스> 게시판에서 중요한 단서를 찾았고, 이를 맥 카터에게 알려줌으로써 기회를 얻고 싶었어요. 그 단서란 웨스트몬트고 살인사건의 생존자 중 한 명인 테오 콤프턴이 진실을 털어놓겠다며 만나자는 메시지였어요. 라이더는 맥 카터와 함께 테오 콤프턴을 만나러 갔고, 그 버려진 저택 부근 기차 선로에서 죽은 테오 콤프턴을 발견했어요. 이로써 또 한 명의 생존자가 자살했어요. 

살인사건의 생존자들이 모두 똑같은 장소에서 자살을 했어요. 범인으로 지목된 교사 찰리 고먼 역시 그곳에서 자살 시도를 했다가 심각한 부상으로 식물인간 상태가 되었어요.

맥 카터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법정심리학자인 레인 필립스 박사를 웨스트몬트고로 초대했어요. 레인 필립스 박사의 연인이 바로 로리 무어예요. 그녀는 미해결사건들만 골라서 해결하는 범죄 재구성 전문가예요. 현실에서 로리를 만났다면 결코 가까워질 수 없겠지만, 이 소설 덕분에 그녀의 비밀과 매력을 동시에 알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비어있던 퍼즐조각들이 로리 무어의 활약으로 하나씩 채워지면서 하나의 그림이 완성되었어요. 우와, 정말 마지막까지 쪼여드는 긴장감!

우리나라의 학교 괴담으로 분신사바는 들어봤지만, 미국에도 유사한 심령놀이가 있다니 놀라웠어요. 무엇보다도 찰리 돈리, 이 작가의 미스터리는 진짜 놀라운 것 같아요. 그가 첫 장에서 인용한 얼베르트 센트죄르지의 명언을 되새기면서, 앞부분 내용을 다시 읽어보니 그제야 보이네요. 보고도 생각 못했던 단서들. 소름 돋는 구성과 짜임새를 가진 찰리 돈리의 소설에 반했어요.


"발견이란 모두가 보는 것을 보고

다른 이들이 하지 못한 생각을 하는 것이다."

   - 얼베르트 센트죄르지(1893-1986, 생화학자)


... 몇 미터를 걸어나가다가 수상하게 생긴 나무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가만히 서서 나무 몸통을 훑어보았다. 그토록 원하는 열쇠를 찾기 위해서였다. 

바로 그때 촛불이 꺼졌다. 바람은 없었다. 연기와 함께 타는 냄새가 코를 채웠다.

이유도 없이 촛불을 꺼뜨리면 '맨인더미러 Man in the Mirror'는 끝이었다.

규칙에 의하면 십 초 안에 다시 불을 붙여야 했다. (이 규칙을 깬 사람은 지금까지 한 명도 없었다.)

... 마지막 기차가 집 옆을 지나 동쪽을 향해 달려가자 덜컹거리는 소리도 잦아들었다. 방에는 정적만 흘렀다.

거울을 들여다보며 그는 마지막 숨을 들이 쉬었다. 그러고는 둘이 함께 주문을 외웠다.

"맨 인 더 미러. 맨 인 더 미러. 맨 인더 미러."

둘은 잠시 숨을 멈추고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바로 그때 뒤에서 뭔가가 휙 움직였다. (13-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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