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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여성작가 편 -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한국소설 10 ㅣ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이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월
평점 :
문학 작품을 즐겨 읽지만 싫어했던 과목이 문학 수업이었어요.
그 이유는 문학 자체를 배우는 게 아니라 입시 위주의 지식들을 달달 외워야 하는 수업이었기 때문이에요.
오랜만에 '한국문학 수업'이라는 제목의 책을 만났어요.
뭔가 두근거리면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어요. 한국문학은 우리의 시대정신을 읽을 수 있는 길이니까요.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은 한국현대소설에 대한 강의를 두 권으로 나누어 펴낸 것이라고 해요.
저자는 러시아문학을 전공하고 대학 안팎에서 러시아문학을 비롯한 세계문학 강의를 해왔다고 하네요. '로쟈'라는 필명으로 여러 권의 강의록을 출간해왔는데, 한국문학을 주제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네요. 실제 강의를 편의상 남성작가와 여성작가로 나눠 진행했고, 그 내용을 책으로 엮어냈다고 해요.
이 책에는 1960년대 이후 한국현대문학을 이끌었던 여성작가 10분과 작품들을 다루고 있어요.
이미 알고 있는 작가님들이지만 이렇게 한 권의 책속에서 문학 수업으로 만나게 되니 더욱 특별한 것 같아요.
각 시대별로 나뉘었기 때문에 작품의 배경 설명과 함께 문학적 의의를 되새길 수 있어요. 어느 정도 작품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들려주기 때문에 작가마다 어떤 내용을 담아냈는지를 이해할 수 있어요. 대중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작품들은 읽어보았지만 아닌 작품들은 아예 모르고 있었더라고요. 그래서 박완서 작가님의 작품은 다 읽었는데, 오정서 작가님의 작품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어요. 저자는 두 가지를 비교하며 이렇게 소개하고 있어요.
"미체험 세대에게는 두 작가 모두 롤 모델이자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오정희는 단편 모델이고 박완서는 장편모델이다." (133p)
대부분의 여성작가들은 박완서의 길보다는 오정희의 길을 따르는 편이라고 하는데, 이는 현재의 등단 시스템 자체가 단편 중심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작가의 길은 대개 신춘문예로 등단하는데, 예외적으로 박완서 작가는 여성잡지 장편 공모를 통해 등단한 특이한 사례라고 해요. 여기에서 왜 오정희 작가는 장편을 쓸 수 없었는지에 대한 이유가 나오는데, 그건 결혼생활 때문에 창작 활동을 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하네요. 작가도 엄연히 직업인데, 결혼한 여성작가는 일과 가정의 양립이 불가능한 구조였던 거죠.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의 길은 순탄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네요.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훌륭한 여성작가들이 존재한다는 것.
이 책을 읽고 나니 한국문학에서 여성작가의 세계를 새롭게 살펴보는 계기였던 것 같아요. 앞으로 한국소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더욱 커질 것 같아요.
1960년대 I : 강신재 《젊은 느티나무》
1960년대 II : 박경리 《김약국의 딸들》
1960년대 III : 전혜린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1970년대 : 박완서 《나목》
1980년대 I : 오정희 《유년의 뜰》
1980년대 II : 강석경 《숲속의 방》
1990년대 I : 공지영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1990년대 II : 은희경 《새의 선물》
2000년대 :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2010년대 : 황정은 《계속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