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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에게 - 하루에 한 번은 당신 생각이 나길
임유나 지음 / 하모니북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언젠가 누군가에게 지적질을 당한 뒤 몹시 기분이 상했던 적이 있어요.
평소였다면 먼지를 털어내듯이 그냥 툭툭 지나쳤을 일인데, 그때는 도통 기분이 나아지질 않고 점점 더 나빠졌어요.
왜 그럴까, 곰곰이 마음을 들여다 보았더니 이미 마음이 약해져 있었나봐요.
그래서 작은 충격에도 와르르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아요.
바닷가 모래로 지은 성.
철썩철썩 밀려드는 파도에 야금야금 무너져가는 모래성.
살다보면 그럴 때가 있어요. 한없이 약해질 때, 그때야말로 정신을 차려야 해요.
약해진 마음을 다잡아 주는 건 바로 '나'라는 걸.
<미인에게>는 모든 '나'를 위한 책이에요.
저자는 아프고 지친 자신을 지켜내기 위해 한 가지 결심을 했다고 해요.
"하루에 한 번은 내 생각을 해보자고." (14p)
나와의 연애를 시작하는 마음으로 자신에게 숨겨진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하려고 했더니, 어느새 아름다운 사람, 미인이 되어가고 있었대요.
이 책은 저자가 일기를 쓰듯이 자신을 위해 썼던 글들이라고 해요. 읽다가 문득 '어? 내 일기 같네!'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어요.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 그래서 잔뜩 웅크렸던 시기에 위로가 되었던 것이 일기와 책이었어요.
그러다가 글로 써내려간 마음이 보기 싫어서 일기장을 오랫동안 덮어두었던 것 같아요. 마음을 외면하면 마음이 아프지 않을 것처럼.
그런데 마음은 매일 돌봐야 하는 정원이더라고요. 잠시 한눈 팔면 어느새 잡초들이 쑥쑥 올라와 예쁜 꽃들이 시들어버리는 것 같아요. 저자의 결심처럼 하루에 한 번은 내 생각을 하는 일이 마음의 정원을 가꾸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잡초들을 골라내야 하는지, 얼만큼 물을 주고 햇볕을 쬐어야 하는지...
읽다가 마음에 걸리는 내용이 있었어요. 사회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부당한 일.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심문자'와 '도망자'로 묘사했지만 어떤 일을 당했는지 알 것 같아요. 뱀 같던 그 사람이 교활하게 순수한 모습의 가면으로 모두를 속였기 때문에, 속수무책 당했다는 걸 알기 때문에 화가 났어요. 여자라서, 여자라는 이유 때문에 침묵하고 도망쳤지만 이제는 더 이상 도망자가 아니라서 안심했어요. 그들의 잘못 때문에 나의 행복이 짓밟힐 수는 없으니까요.
"당신은 반드시 행복해질 것입니다." (160p)
세상에 누가 뭐라고 해도, 나만 나를 사랑해주면 끄덕 없어요. 내 생각을 해줄 사람은 '나'라는 걸 잊지 않는다면 말이에요. 혹시나 잊을까봐, 잊지 말라고 <미인에게>를 건네고 싶네요. 왜냐하면 모든 '나'는 아름다운 사람, 미인이니까요.
딱 하나만 기억해야 된다면, 매일 거울 속 '나'를 보면서 말해주세요. 꼭이요~
"미인이시네요." (17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