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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성동물
황희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야행성 동물>은 황희 작가님의 소설이에요.
좀비 소재의 이야기는 대부분 치열한 생존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그런데 이 소설은 살아남은 인간이 아닌 좀비가 된 인간의 시점을 다룬다는 점이 독특한 것 같아요.
일단 미국 텍사스 주 엘파소에서 이야기는 시작되고 있어요.
주인공 한나는 국경수비대원으로 국경검문소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는 차량들을 검문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종종 마약을 몰래 감춰서 밀입국하는 사람들을 검거하기도 하고요.
미국과 한국을 넘나드는 마약 좀비의 등장이 오싹하면서도 한나의 활약 덕분에 히어로 영화를 보는 듯한 박진감도 있어요.
만약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 끔찍한 좀비들이 출몰한다면 어떨까, 잠시 상상했는데 도저히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더라고요. 아무래도 우리에겐 마약이 먼 나라 이야기 같으니까. 그런데 최근 시사 방송에서 거대 마약 조직의 실체를 추적한 내용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어요. 텔레그램을 통해 전국으로 번져가는 마약유통의 실태가 너무나 심각해서, 이게 진짜 현실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어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가까운 곳에서 마약이 유통되고, 중독되는 사람들이 증가한다는 건 폭풍 전야의 공포 같아요.
좀비라고 하면 공포영화에나 등장하는 가상의 존재로 여겼는데 여기에서는 좀비 그 자체가 아니라 좀비에 감염된 인간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니 다르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지, 인간이 좀비 바이러스는 아닌데 말이죠. 아무래도 영화나 드라마에서 등장했던 좀비에 대한 이미지가 제거해야 할 적으로 간주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좀비와 싸우는 장면들을 공포라고 느꼈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공포와 비극을 떠올리게 되네요.
전 세계를 공포에 몰고 간 바이러스.
이 소설을 읽다보면 우리가 진짜 상대해야 할 적은 누구인가를 생각하게 되네요. 또한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가장 위기의 순간에 소중한 것들을 기억해야 할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