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심리학으로 말하다 3
게리 W. 우드 지음, 한혜림 옮김 / 돌배나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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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나의 성별에 대해 매우 불만스러웠던 기억이 있어요.

지금 돌아보니, 그건 성 자체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성차별에 대한 분노였던 것 같아요.

아쉽게도 당시에는 문제의 본질을 몰랐어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고, 스스로 문제의식을 갖지 못했던 것 같아요.

어른이 되고 나서야 조금씩 알게 되었어요.

여성과 남성, 그리고 젠더.


『 젠더 : 심리학으로 말하다 』는 '심리학으로 말하다' 시리즈의 한 편으로 일상적인 이해, 대중심리학, 학술 저서 사이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저술된 비판적 입문서라고 해요.

이 책의 주제는 '젠더'예요. 젠더란 무엇이며, 젠더와 성은 어떻게 다를까요.

우선 성과 젠더는 서로 밀접한 관계이지만 동의어는 아니에요. 두 단어를 혼용하거나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은 우리의 사고에 영향을 끼치고 두 단어의 근본 차이를 모호하게 만들 수 있어요. 그래서 명확하게 용어를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네요.

'성 sex'은 대체로 출생 시 성기의 외관에 근거해 정해져요. 대개는 남자 또는 여자라는 양자택일의 이분법적 분류에 따라 설명이 결정되어 출생증명서에 기록돼요. 이를 기반으로 평생 우리에 대한 일련의 기대들이 생겨나는데, 그것을 '젠더'라고 해요. 젠더는 생물학적 성을 사회문화적, 심리학적으로 해석한 것이에요. 남자와 여자가 생물학적 구별이라면, '남성적'과 '여성적'은 젠더에 따른 구별을 뜻해요. 저자는 '성'은 명사(우리가 무엇인지), 젠더는 동사(우리가 무엇을 하는지)로 생각하는 것이 도움이 될 거라고 설명해주고 있어요.


이 책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있어요.

고.정.관.념.

젠더를 이해하는 과정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일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어요. 사회적인 관념들이 우리의 정신에 영향을 끼친다고는 느꼈지만 지배하고 있는 줄은 몰랐어요.

가장 많이 퍼져있는 고정관념은 이분법적 사고인 것 같아요. 이것이냐 저것이냐 선택하는 것.

하나의 젠더 아니면 그 반대의 젠더라는 생각으로는 '젠더 정체성'을 설명할 수 없어요. 2014년 소셜 네트워크 대기업인 페이스북은 LGBT 옹호 단체와 협의를 거친 후 젠더 담론을 확대하며 미국 사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젠더 항목을 50개로 늘렸다고 해요. 새로운 선택 항목에는 여성, 남성을 비롯하여 여성, 남성, 사람 앞에 붙일 수 있는 '트랜스', '트랜스젠더', '트랜스섹슈얼' 등 다양한 접두어들이 포함되었고, 트렌스가 아닌 경우에는 '시스젠더' 또는 '시스'라는 단어, '젠더플루이드', '젠더논컨포밍', '젠더배리언트', '젠더뉴트럴', '젠더퀴어'와 같이 '젠더'를 포함하는 용어들, '인터섹스'와 투스피릿'뿐 아니라 '논바이어리', '폴리젠더', 그리고 '에이젠더'도 있어요. 2015년 페이스북은 자사 시스템을 영어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작성할 수 있도록 확대해 젠더를 표현하는 범위에 제한이 없어졌어요.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이 최초로 적용된 지 3년이 지난 후에도 사용자가 관심 있는 사람을 체크하는 칸에는 두 가지 항목, 즉 여자 또는 남자 밖에 표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여기서 아무리 젠더에 대한 설명해도 기본적인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무의미한 일이 될 거예요.

그건 바로 이분법적 태도를 버리는 거예요. 우리가 젠더를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거예요. 따라서 젠더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젠더라는 폭넓은 스펙트럼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어요. 젠더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아마도'가 너무 많다는 것, 이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게 될 거예요. 이 책 덕분에 새로운 젠더 심리학을 향한 관심이 더욱 커진 것 같아요. 


"계속해서 질문하고, 계속해서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계속해서 귀를 기울여라. 

태어난 것을 축하한다."

  (19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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