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언니의 방구석 극장
양국선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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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 언니의 방구석 극장>은 유쾌하고 쓸모 있는 영화 사용설명서라고 할 수 있어요.

저자는 먼저 영화가 가진 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요.

마음을 치유하는 영화의 힘을 경험해봤나요.

영화는 어떻게 인간을 치유할까요.

덤덤하게 들려주는 저자의 이야기 속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어요. 신기저한 것 같아요. 영화 속에서 우리의 현실을 공감하게 된다는 것.

한 번도 본 적 없는 누군가의 인생이 영화 속에 펼쳐지고, 그 영화를 보는 수많은 사람들은 저마다의 시선으로 해석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자는 마음을 치유하는 영화, 내가 좋아하는 나로 성장시키는 영화, 진정한 나를 마주하기 위한 영화, 인생 여행자를 위한 영화를 소개해주고 있어요.


영화 <인사이드 아웃 Inside Out> (2015)은 인간의 감정을 의인화하여 보여주는데, 깊은 통찰을 전해줘서 놀라웠던 영화였어요.

신경과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은 6개의 기본 감정이 다양하게 섞이면서 20개 이상의 복잡한 감정을 만들어낸다고 해요. 이 영화는 그중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의 감정을 의인화해서 이들이 뇌 속에서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조종한다는 설정에서 출발해요. 영화 초반부에는 '기쁨'의 비중이 크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슬픔'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돼요. 이 작품은 슬픔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결말을 통해 보여준다고, 즉 슬픔은 타인의 도움이 지금 절실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리는 구조 신호라고 설명해주고 있어요. 행복을 위해서 기쁜 기억들만 있어야 되는 줄 알았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기쁨과 슬픔이 함께 공존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왜 나는 콩나물 50원어치의 분량에 대해서 구멍가게 주인과 싸우고 분개하지만, 

수천 명을 죽인 독재자에 대해서, 수십 억을 횡령한 기업인에 대해서 분개하지 않는가."

   - 박완서 《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 문학동네, 2015.  

좋아했던 작가의 오래전에 쓰인 글인데 살면서 종종 생각나는 문장이다. 

작은 일에 순간적으로 욱하거나 바르르 떠는 나의 일상에서 반성되는 문장이기도 하다. (93p)


이 책을 읽으면서 꼭 봐야겠다고 찜해 놓은 영화가 있어요.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Eat Pray Love> (2010).

미국의 작가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실제 이야기로 만든 에세이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원작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요. 주인공 리즈는 꿈꾸던 결혼 생활을 하지만 현실은 달랐어요. 이혼을 선택하지만 지루한 이혼 소송이 이어지고 그 사이 자신이 쓴 대본에 맞춰 연기하던 배우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이 또한 자신 없는 리즈는 여행을 떠나게 돼요. 리즈는 여행을 통해서 진정한 나 자신과 마주하게 되는데...  왠지 영화뿐 아니라 원작 에세이도 함께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저자의 가슴을 울리는 영화 속 대사는 다음과 같아요.


"파괴는 선물이야. 파괴가 있어야 변화가 있지."  (125p)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것도 일종의 파괴인 것 같아요. 좋은 의미의 파괴. 

이미 굳어져버린 마음을 쾅쾅 부서뜨리는 파괴. 낡은 건물을 부숴야 새로운 건물을 세울 수 있듯이, 영화는 강력한 망치가 되어 우리 마음을 두드리는 것 같아요.

<쿡 언니의 방구석 극장>은 잠시 잊고 있던 감성을 일깨워주는 영화 & 인생 수다 같아서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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