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의 학교 - 뼈를 사랑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 뼈의 학교 1
모리구치 미쓰루.야스다 마모루 지음, 박소연 옮김 / 숲의전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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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의 학교>는 뼈를 사랑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에요.

공포물이냐고요, 전혀 아니에요.

아주 조금 독특한 생물 선생님과 친구들의 이야기예요. 모리구치 미쓰루 선생님은 막 신설된 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쳤는데, 과학실에 번듯한 표본 하나 갖추지 못했대요. 수업을 할 때 뼈가 꼭 필요한 교재라서 혼자서 뼈를 줍고 뼈를 바르는 일을 시작했대요. 언제부턴가 동료 교사인 야스다 마모루가 함께 하게 되었고, 학생들도 합류하면서 뼈 친구들이 점점 늘어났대요. 처음엔 '뼈를 줍는다'라는 표현이 오싹했는데, 알고보니 재미있는 과학 탐구 활동이었어요. 

아이들에게는 자연이 가장 좋은 놀이터이자 학교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숲에서 주운 뼈들이 교재가 되어 해부와 뼈 바르기의 기초를 가르쳤고, 아이들은 골격 표본 만들기에 도전했대요. 퍼즐을 맞추듯이 뼈 바르기를 재미로 시작한 요코, 우타, 아야코는 3년 동안 꾸준히 계속했고, 훗날 세 사람은 '뼈 바르기 삼인방'이 되었대요.

와우, 뼈가 재미있다니!

너구리, 오소리, 토끼, 여우, 멧돼지, 날다람쥐, 하늘다람쥐, 기니피그, 일본다람쥐, 흰넓적다리붉은쥐, 흰코사향고양이... 정말 동물들이 다양하네요.

가장 놀라웠던 건 바닷가에 밀려 올라온 고래 머리뼈예요. 사진으로 봤을 때는 거대한 돌 조각상 같아서 설명된 글이 없었다면 고래 뼈라는 걸 전혀 몰랐을 거예요.  

연구실도 아닌 중고등학교 과학실에서 선생님과 학생들이 죽은 동물의 사체로 골격 표본을 만드는 것이 우리나라였다면 가능했을까요. 대부분의 중고등학교 과학실에서는 실험 수업이 있기는 해도 이러한 독창적인 수업은 드문 일이 아닐까 싶어요. 아마 일본에서도 흔한 일은 아닐 거예요. 동물 뼈 줍는 선생님의 열정이 아이들에게도 전해졌는지, 골격 표본 만들기에 푹 빠져서, 급기야 미노루는 프라이드치킨으로도 골격 표본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줬어요. 미노루는 '프라이드치킨의 뼈'라는 제목의 글을 학급 신문에 기고했는데, 그 내용은 프라이드치킨 아홉 조각으로 머리와 발을 제외한 닭 한 마리가 된다는 것을 알아냈다는 거예요. 미노루의 엉뚱한 뼈 바르기는 전적으로 미노루의 생각은 아니고 어떤 책에서 힌트를 얻은 듯 하지만 어디서든 뼈를 찾을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대단한 것 같아요. 바닷가에서 고래의 뼈를 줍는 것과 프라이드치킨을 먹고 그 뼈를 모으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일처럼 보이지만 실은 똑같은 거예요. 뼈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증거니까요.

저 역시 이 책을 읽고 나니 뼈에 대한 반응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무서움에서 흥미로움으로, 뼈를 통해서 과학적 재미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이 책은 모리구치 미씨루 선생님의 텅 빈 과학실이 해골의 방으로 바뀌는 약 15년 동안의 일을 기록한 것이라고 해요. 길어봐야 1~2년 정도라고 예상했는데 대략 15년의 기록이라니, 정말 굉장한 것 같아요. 뼈와 사랑에 빠지면 이렇듯 헤어나오기 어렵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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