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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양장) ㅣ 새움 세계문학
조지 오웰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0년 11월
평점 :
조지 오웰의 <1984>는 너무도 유명한 작품이에요.
인간의 자유가 박탈된, 암울한 사회를 그려내고 있어요.
그동안 여러 매체와 책 속에서 자주 인용되는 <1984>라서 읽었다고 착각했어요.
우리는 종종 이런 착각을 해요. 익숙함 때문에 본질을 놓치는 일.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어요.
서른아홉 살이고, 한때 정리할 수 없었던 아내가 있었고, 다리에 정맥류도 있고, 의치도 다섯 개나 된다고.
그게 뭐? 지금 자신에게 다가온 낯선 여자를 경계하면서 말한 내용이에요. 혹시 사고경찰과 연관된 사람인가 싶어서, 왜 자신에게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쪽지를 준 건지 의심하고 있어요. 언제부턴가 윈스턴은 검열과 감시 속에서 살아야 하는 상황이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일기장에 몰래 '빅 브라더를 타도하라'를 적어 놓고는 적발될까봐 두려워 하면서 동시에 자포자기 심정도 있었던 거예요.
그녀의 이름은 줄리아, 스물여섯 살이고, 30명의 다른 여자들과 함께 합숙소에 살았고, 픽션부에서 소설 쓰는 기계를 다루는 일을 했어요. 그녀는 자신의 삶과 관련된 부분을 제외하면 당의 정책에 관심이 없었어요. 일상적으로 쓰이게 된 것들을 제외하고는 결코 신어 용어를 사용하지 않아요. 그녀는 팔로 그의 목을 끌어안았고, 그를 내 사랑, 둘도 없는 사람, 사랑스러운 사람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윈스턴에게는 생경한 경험이었어요. 그의 전 아내, 캐서린은 온 힘을 다해 그를 밀쳐내기만 했고, 거의 혐오스러운 존재로 여겼으니까.
<1984> 속 가상의 나라 오세아니아에서는 사생활이 존재하지 않아요. 부부의 성생활까지 통제하기 때문에 사랑이라는 감정조차 느끼기 어려워요. 그들에게 허락된 감정은 두려움과 증오, 그리고 고통이에요. 윈스턴은 이런 끔찍한 일상에서 줄리아를 만나게 되었고 생애 처음으로 인간다움을 느끼게 돼요.
"만약 살아남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인간으로 남는 것이 목적이라면,
궁극적으로 달라질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이 사람들의 감정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스스로 그것들을 바꾸려 하지 않는 한, 심지어 원한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그들은 사람들이 행했던 일이나 말, 또는 생각들까지 극도로 세세한 모든 것을 털어놓게 만들 수 있었다.
그렇지만 속마음은, 자기 자신조차 신비스럽게 작동하는 그것만은, 난공불락으로 남아 있었다." (267p)
과연 윈스턴과 줄리아는 그들의 사랑을 지킬 수 있을까요.
기존에 번역된 <1984>는 많지만, <신어의 원리>까지 직역한 작품은 이 책이 유일하다고 하네요.
번역의 차이. 우리는 다양한 책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똑같다고 생각했던 <1984>가 전혀 다른 내용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어요.
중요한 건 선택의 자유. 그것이 이 책이 알려주는 강력한 메시지인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