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숙의 일단 하는 인생 - 요리도 인생도 하다 보니 되더라
신계숙 지음 / EBS BOOKS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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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계숙의 일단 하는 인생>은 제목에서부터 호탕함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일단 고!

저자는 "살다보니 살아지더라."라는 노랫말처럼 지난날을 돌이켜보니 그 말이 딱 맞더라고 이야기하네요.

요리도 인생도 하다보니 되더라고.

아하, 그 노래!  뮤지컬 배우 차지연님이 부르는 <살다보면>인 것 같네요.

참 이상해요. 저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라는 가사가 굉장히 먹먹했거든요.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니 똑같은 노랫말이 다르게 느껴지더군요. 겨우 버텨낸 게 아니라 하루하루 과감하게 도전했노라!


대학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한 후 중국요리 연구가 이향방 선생님의 중국음식점 '향원'에서 요리사로 8년 일하다가, 타이완과 상하이에서 요리를 배웠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식품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고, 1998년부터 배화여자대학교에서 중국어통번역학과 교수로 재직한 후, 지금은 전통조리과 교수로 재직 중이래요.

EBS <세계테마기행> '꽃중년 길을 나서다 - 중국·타이완'편, <신계숙의 맛터사이클 다이어리>에 출연했대요.

'계향각'이라 이름을 붙인 연구실에서 청나라 문인 원매袁枚가 쓴 조리서 『수원식단 隨園食單』을 연구하며,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취미로 색소폰 연주 등을 하며 즐거운 인생을 살고 있대요.


이 책에는 중국음식과 함께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목차가 인생 메뉴판 같아요. 각각의 음식들이 요리되는 과정과 살아가는 일이 참으로 비슷한 것 같아요.

음식을 잘 차려낸다는 것의 기본은 좋은 재료와 정성을 다하는 태도인 것 같아요. 특히 식당 요리에서 중요한 건 예리한 센스나 천재적 재능보다는 의외로 은근과 끈기라고 해요. 밀려드는 주문서를 확인하고 정신없이 음식을 튀겨내느라 맹렬한 불 앞에 오래 서 있어야 하는 주방장에게는 물 한 모금 마실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는다고, 그저 잠깐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서 천장을 올려다보는 게 전부라고. 매일 아침에 그 천장을 바라보며 주어진 하루하루를 끈기있게 살아냈노라고.


"식당에서 받는 주문은 어쩌면 인생하고도 비슷하다.

내가 가려 받을 수 없지만, 내가 최선을 다해 처리해야 하는 그 무엇과도 같지 않을까.

재료를 데치고 볶아서 화려한 담음새로 양장피를 만들어 손님에게 내면서 배운 것 또한 인생이었다.

...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서는 느긋하게 시간을 들여야 하는 법..."   (22p)


시간이 오랜 걸린 만큼 맛있는 양장피와 펀정파이구, 화끈하게 맵고 얼얼한 라즈지, 파삭 씹는 순간 고소함이 입안 가득 고이는 멘바오샤, 참선하는 마음으로 완성되는 동파육, 다채로움의 결정체인 족발, 보물을 품은 오리찜, 설탕 실처럼 달콤한 즐거움인 빠스, 고추 소스를 얹은 생선찜, 여섯 시간쯤 푸욱 쪄야 하는 오골계탕.

음식 레시피처럼 인생도 자신에게 가장 잘맞는 방식을 찾아야 즐거운 인생을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순탄한 인생이라서 즐거운 게 아니라 즐겁게 살다보니 인생이 즐거워지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네요. <신계숙의 일단 하는 인생>은 우리에게 인생의 정답 대신 색다른 레시피를 보여주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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