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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슈거 ㅣ 로알드 달 베스트 단편 3
로알드 달 지음, 허진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1월
평점 :
<헨리 슈거>는 로알드 달 베스트 단편 세트의 세 번째 책이에요.
로알드 달이 왜 천재적인 이야기꾼인지를 보여주는 아홉 편의 단편이 실려 있어요.
그동안 어디선가 들어봤던 기묘한 이야기들의 출처가 궁금하다면 먼저 이 책을 읽어 보시길.
원조 맛집이라고 주장하지 않아도, 그냥 끌리게 될 이야기의 맛집이란 걸 알게 될 거예요.
원래 이야기라는 것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가 작가의 손길을 거쳐 진짜 이야기로 완성되는 것 같아요.
설마 이런 일이 있겠어?
세상에 말도 안 되지.
그냥 이야기일 뿐이야.
당연한 반응이에요. 실제로 일어났다는 걸 모른다면 얼마든지 꾸며낸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로제트 부인>은 영국이 리비아에서 이탈리아와 싸우던 전쟁 초기, 사막에 배치된 조종사들의 이야기예요. 오랜만에 48시간 외출 허락을 받은 스태그와 스터피는 비행기를 얻어 타고 카이로 호텔에 도착했어요. 여자와 즐거운 시간을 갖고 싶은 스터피에게 스태그는 로제트 부인에게 연락해보라고 해요. 그들은 로제트 부인을 만나지만 목적은 달라졌어요. 실제로 로알드 달은 2차대전 당시 영국 공군에 지원하여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했고, 이집트에서 큰 부상을 입고 공군 중령으로 종전을 맞았다고 하네요. 남자들의 군대 이야기처럼 과장된 내용 속에 진실 몇 스푼이 들어 있었네요.
<하숙집 여주인>은 마지막 한 문장이 화룡점정이에요.
<탄생과 재앙>은 실화라서 끔찍한 것 같아요. 주인공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순간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될 거에요.
<돼지>는 한순간도 방심하면 안 되는 호러물이에요. 영화 <옥자>와 <언더 더 스킨>이 떠오르는 이야기예요.
<대역전>은 로알드 달의 단골 메뉴인 부부의 세계를 다루고 있어요.
<히치하이커>는 짐작했던 호러물이고, <동물과 대화하는 소년>은 신비로운 이야기예요.
<책장수>는 기발한 사기꾼이 자기 덫에 걸린 이야기예요.
<헨리 슈거의 놀라운 이야기>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일요일 아침에 방송되는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봤던 <X-ray 사나이> (2021.1.24 방송분) 사연과 흡사했어요.
1950년 미국 방송사에 출연한 파키스탄 남자가 투시 능력으로 화제를 일으켰다는 실화였는데, 이 소설에서는 투시 능력을 가진 남자가 젊은 인도인 이므라트 칸으로 등장해요. 주인공 헨리 슈거는 눈을 쓰지 않고 볼 수 있는 그 능력을 얻기 위해 밤낮으로 수련했어요. 드디어 그 능력을 갖게 된 헨리 슈거는 도박꾼답게 카지노에서 능력을 발휘했어요. 그 뒤로 어떻게 되었냐고요? 바로 그 내용이 이 책속에 담겨 있어요.
짧은 단편이 가진 속도감과 기막힌 반전으로 이야기의 맛을 살려내는 작가 로알드 달.
무엇보다도 그의 단편들은 사람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뿐만 아니라 잠재된 창작 욕구에 불을 지피는 이야기 연료 같아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진정한 이야기꾼, 그들이 들려주는 진짜 이야기인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