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오아물 루 그림,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어린왕자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어린 왕자』 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거예요. 

특히 올해는 생텍쥐페리 탄생 120주년 기념 『어린왕자』가 열림원에서 출간되었어요.

이번 『어린 왕자』가 특별한 점은 두 가지예요.

중국의 차세대 일러스트레이터 오아물 루(Oamul Lu)의 삽화를 만날 수 있다는 것.

김석희님의 한국어 번역과 함께 프랑스어 원문이 실려 있다는 것.


『어린왕자』의 매력은 매번 읽을 때마다 새롭다는 데에 있어요.

이번에 읽을 때 꽂힌 부분은 '바오밥나무'였어요. 어쩌면 우리 마음에는 자신도 모르게 뿌리내린 바오밥나무가 있는 게 아닐까요.

 "아이들아, 바오밥나무를 조심해!" (33p)


어린 왕자는 게으름뱅이가 혼자 사는 별에서 작은 떨기나무 세 그루를 뽑지 않고 그냥 두었다가 낭패를 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비행기 조종사인 '나'는 어린왕자의 이야기 덕분에 바오밥나무의 위험성을 알게 되었고, 그 사실을 모르는 친구들에게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열심히 그림을 그렸어요.

그런데 어째서 이 책에는 바오밥나무 그림만큼 큰 그림이 하나도 없을까요.

그 대답은 아주 간단해요. 


"나는 큰 그림을 그려보려고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던 겁니다. 바오밥나무를 그릴 적에는 그만큼 절박한 기분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지요." (33p)

"어린 왕자야, 이렇게 해서 나는 너의 고달픈 인생을 차츰 알게 되었단다."  (35p)


이상해요. 어린 왕자에 대해 알아갈수록 뭔가 슬픔의 덩어리가 점점 커지는 것 같아요. 

모든 별이 다 그렇듯이 좋은 식물과 나쁜 식물이 있고,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는 법인데, 언제부턴가 바오밥나무처럼 나쁜 것들이 더 커져버린 것 같아요.

별은 작은데 바오밥나무가 너무 많으면, 결국 별은 터져서 산산조각 나고 말텐데.

막연하게 어린 왕자를 꿈꾸는 시간에는 모든 게 아름다고 환상적으로 느껴지는데, 책을 펼치면 자꾸만 몰랐던 슬픔과 아픔이 튀어나오네요.


"아저씨도 어른들처럼 말하네!"  (41p)


마치 나한테 하는 말 같아서 부끄러웠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어린 왕자의 마음과 멀어지는 것 같아요. 

어린 왕자는 말했어요. 얼굴이 붉은 신사가 사는 별이 있는데, 그 사람은 한 번도 꽃 향기를 맡아본 적이 없고 별을 쳐다본 적도 없고, 누구를 사랑해 본 적도 없대요. 덧셈하는 것 말고는 아무 일도 해본 적이 없는 그 사람은 하루 종일 "나는 심각한 일로 바빠! 나는 중요한 사람이야!"라고 말한대요. 늘 우쭐대고 잘난 척 한대요. 그건 사람이 아니고 버섯이라고, 어린 왕자는 얼굴이 하얘져서 "버섯!"이라고 외쳤어요. 


잊지 말아야 해요, 어린 왕자!

아름다운 노을 그리고 꽃과 어린 양을 사랑한 어린 왕자.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던 어린 왕자는 머나먼 여행을 떠났어요.

우리는 어린 왕자를 기억함으로써 어린 왕자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요.

종종 삶에 끼여든 바오밥나무와 독버섯 때문에 힘들지라도 아직 늦지 않았어요. 사랑하는 어린 왕자는 늘 우리 마음 속에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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