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혼자라는 즐거움 - 나의 자발적 비대면 집콕 생활
정재혁 지음 / 파람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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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이 되니, 한해를 돌아보게 됩니다.

다들 힘들었던 시간들... 여전히 끝나지 않은 고통.

그와중에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때로는 혼자라는 즐거움>은 '나의 자발적 비대면 집콕 생활'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멈춤'의 의미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0여 년 동안 직장인으로 살던 그가 갑작스레 병원 신세를 졌고, 이후 홀로 생활한 지 5년째가 되어간다고 합니다.

책과 영화, 온라인 세상이 있는 집콕 생활.

만약 작년이었다면 그의 일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달랐을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공감하는 부분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저자의 페이스북 친구는 일본에서 책방을 운영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페스트>가 잘 팔렸다고 하네요. 신기한 것 같아요. 똑같은 상황에 처해 있는데 일본과 우리는 반응이 전혀 다른 것 같아요. 참고로 저자는 <페스트>를 사지 않았다네요. 저자가 봄에 읽은 책은 <바보의 벽>인데, 실수로 다른 저자의 책을 샀다는 사실을 수년이 지난 그때 알게 되었대요. 원래 구입하려던 책은 요로 타케시의 <바보의 벽>으로, 어찌할 수 없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미련스러운 바보가 되어버리는, 애처로운 인간사를 풀어낸 인문서라고 해요. 그런데 실제로 산 책은 츠츠이 야스타카의 <바보의 벽>으로 인간의 바보 같은 심리를 꾸짖는 일종의 훈계조 책이었다네요. 음, 절묘하게 책 제목과 맞아떨어지는 상황이라서 웃음이 나네요. 누구나 가끔 그런 실수를 할 때가 있잖아요. 어찌됐든 집콕 생활이 길어진 덕분에 책 읽는 시간이 늘어난 건 긍정적 측면으로 봐야 되겠죠.

저자가 엄마의 일상을 알게 된 건 퇴원을 하고 집에서 요양 생활을 하던 2년째부터였다고 해요. 병실에서 보내는 그 시간들을 곁에서 지켜주신 엄마는 종종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해요. "엄마도 글을 쓰고 싶었는데... 예전엔 가계부 한 쪽에 일기를 썼어. 이사하면서 다 버려버렸지." (164p) 

당시에는 지나쳤던 그 말을, 다시 본가에서 함께 살면서 떠올랐대요. 엄마와 함께 있지만 엄마가 그립다면서. 그건 아마도 엄마의 마음을 아주 조금 이해하게 된 아들의 마음일 거예요. 코로나 덕분에 가족들이 집에서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더욱 가까워진 기분이 들어요.

힘든 때일수록 가장 생각나는 건 역시 가족인가봐요.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이 좀더 성숙해지는 시간이라는 것도 배우게 된 것 같아요.


"세상이 돌연 멈춰섰던 5년 전 어느 봄 이후, 많은 것이 멀어지고 사라졌다.

나는 명함 속 직함은 물론 여러 사회적 관계들마저 빼앗겨버렸고, 그 자리에 자라나는 새로운 계절을 바라봤다.

세상엔 시작을 예고하며 찾아오는 봄도 있지만, 나를 다시 바라보기 위해 다가오는 계절로서의 봄도, 어쩌면 있다.

...

세상이 모두 같이 멈췄던 그날 이후, '코로나'라는 이름의 계절은 나의 지난 5년여를 되돌아보게 했다.

매일이 매일 같아 모르고 지내던 날들에 차이를 느끼게 해주었다.

... 그리고 그건 내게 상실을 받아들이고, 멈춤을 이해하는 일, 가장 나다운 나를 바라보는 시간이었다."   

      (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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