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다르고 어 다르다 - 슬기로운 낱말 공부
김철호 지음 / 돌베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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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아시나요?

아직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된 책이 있어요.


<언 다르고 어 다르다>는 슬기로운 낱말 공부책이에요.

일단 공부라는 생각을 버리고 그냥 읽어보세요.

고구마 줄기 캐듯이 주렁주렁 우리말의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처음엔 저자를 몰라봤는데, "한국어 공부의 바이블『국어실력이 밥먹여준다』시리즈 이후 십년 공부의 결실!"이라는 문구를 보고서야 알아차렸네요.

그분이셨군요. 어쩐지 첫 장부터 남다르더군요.


"사람의 이름이든 사물의 이름이든, 모든 말에는 역사가 있다.

'말의 역사'에 대해 의문을 품는 일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강력한 방법이 된다." (11p)


'의미소'는 가장 작은 의미 단위예요. 여기서 '소(素)'는 여러 학문 분야에서 더 잘게 나눌 수 없는 가장 작은 단위를 가리키는 데 쓰는 말이래요. 기계로 치면 단어는 완성품이고 의미소는 부품인 거죠. 일본사람들이 'word'를 '단어'로 번역했는데, 토박이말로 옮기면 '낱말'이에요. 영어에서 'beer'는 의미소 하나로 된 낱말이아서 더 쪼갤 수 없지만 '맥주'는 '맥' 麥 과 '주' 酒 라는 두 의미소를 나눌 수 있어요.

낱말을 의미소로 쪼개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우선 재미가 있어요. 저자의 말처럼 낱말의 뜻을 제대로 알게 되니까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양말'을 '양+말'로 가르는 순간 '서양 버선'이 되고, '참외'를 '참+외'로 쪼개면 '좋은 오이'가 튀어나와요.

이렇듯 낱말을 의미소 단위로 쪼개서 들여다보는 공부 방법을, 저자는 '인수분해 학습법'이라 부른대요. 청소년기에 이런 학습법으로 공부하면 엉뚱한 오해를 하는 일이 없을 거예요. 이를테면 무협지를 읽으면서 '발군'을 '손양'의 남자친구쯤으로 여기거나 소설을 읽다가 '고지식한 사람'을 지식이 높은 사람'으로 새기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겠죠.

실제로 티브이 방송을 보다가 놀란 적이 있어요. '고지식'을 지식이 높다는 걸로 해석하더라고요. 설마 진짜 우리말 실력은 아니겠죠?


이 책은 크게 4가지 주제로 나누어 있어요.

몸, 마음과 생각, 모둠살이, 자연.

각 주제별로 낱말을 쪼개고 합쳐가며 그 의미를 설명해주고 있어요.

69개 의미소에 딸린 낱말과 표현 3,000여 가지를 새롭게 만날 수 있어요.

줄줄이 알사탕 마냥 하나씩 까먹는 재미라고 해야 할까요.

서로 관계가 있는 낱말들을 한데 묶어놓고 들여다보니 우리말이 가진 맛을 제대로 느낄 수가 있네요.

중요한 건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

말공부를 하면 할수록 말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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