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으로 맛보다, 와인 치즈 빵
이수정 지음 / 팬앤펜(PAN n PEN)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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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치즈 빵>은 인문학으로 맛보는 책이라고 해요.

이 책의 목적은 알고 즐기는 것이에요. 평소에 맛 좋은 와인과 치즈, 빵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 책속 이야기들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질 거예요.

솔직히 와인은 뭐가 뭔지 잘 모르는, 저와 같은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친절한 안내서였어요.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에 와인을 만들고 관장하는 신이 등장해요. 바로 디오니소스예요.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와 세멜레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에요. 열다섯 살이 되던 해에 포도 재배를 시작했대요. 어느 날 지하 동굴을 걷다가 실수로 포도가 가득 담긴 함지박을 밟고 지나갔는데, 며칠 뒤 함지박에서 향긋한 냄새가 나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마셨더니 그 맛이 상큼하고 달콤하며 기분도 좋아졌대요. 재미있는 이야기마다 QR코드가 있어서 관련된 그림이나 자료 사진을 볼 수가 있어요. 책을 읽는 내내 스마트폰으로 이미지 정보를 함께 봤더니 이야기와 설명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기분이었어요. 

고대 로마인들이 얼마나 와인을 즐겨 마셨는지는 폼페이 유적에서도 흔적을 찾아볼 수 있어요. QR코드로 확인해보니 폼페이 유적에서 발굴된 와인 가게를 알리는 간판과 와인을 담던 암포라 사진이 나왔어요. 당시 인구 2만 명 정도였던 폼페이에 와인 가게가 100개나 있었다고 하니 정말 놀랍네요. 그때 로마 군인을 위해서 포도를 재배한 지역이 지금의 프랑스와 독일이래요. 프랑스 지역에 살던 갈리아인이 포도를 잘 재배하여 뛰어난 와인을 생산하면서 프랑스 와인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때요. 중세에는 보르도 공국을 영국으로 가져갔던 엘레오노르 왕비 덕에 프랑스 와인이 영국 왕가의 인정을 받으며 승승장구했고, 근세에도 이어졌대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와인 하면 프랑스를 떠올리게 되었나봐요. 그러는 동안 이탈리아는 어땠을까요?  이탈리아에서는 와인을 마신다고 하지 않고 '먹는다'는 표현을 쓴대요. 와인은 빵, 치즈와 함께 매일 먹는 일상 음식이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이탈리아 사람들은 와인을 특별한 의미로 발전시키거나 상품으로 마케팅할 생각을 못했던 거예요. 오히려 와인을 다양하게 써먹는 프랑스를 비난하고 무시했대요. 하지만 전 세계가 프랑스를 와인 종주국으로 여기게 되자 생각이 달라졌고 이탈리아도 드디어 현대적인 양조법으로 개선하고 와인의 등급을 부여하는 등의 노력을 하기 시작했대요.

처음 와인을 접하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1순위 와인은 모스카토 다스티라고 해요. 이탈리아의 주요 와인 생산 지역인 피에몬테의 아스티에서 생산되는데, 여기에서 재배되는 화이트 와인 품종인 '모스카토 비앙코'로 만든대요. '모스카토 다스티'라는 이름은 '아스티 지역에서 만든 모스카토'라는 뜻이래요.

우리나라 최초의 와인경매사 조정용은 그의 책 《올 댓 와인 2 : 명작의 비밀》에서 이렇게 말했대요.


"세상에서 가장 갖기를 열망하는 와인 하나를 꼽으라면 나는 서슴없이 로마네 콩티를 꼽는다."   (60p)


로마네 콩티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와인으로 돈이 있어도 몇 년 간 웨이팅 리스트에 올라 기다려야 얻을 수 있는 최고급 와인이래요. 

우와, 평생 살면서 로마네 콩티를 마실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요. 아마 거의 없을 듯 싶네요.

그 맛이 궁금하긴 해도 못 마신다고 해서 크게 아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세상에는 로마네 콩티만큼 맛좋은 와인이 많으니까요.

소설 《로마네 콩티 살인사건》에 나오는 최고의 와인 전문가 벤자민 쿠커의 말처럼, 하루 중 언제 어디서 누구와 마시느냐,라는 주관적인 변수야말로 와인을 평가할 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건 와인뿐 아니라 모든 음식에도 해당되는 변수인 것 같아요.

하루를 마무리하는 밤, 조용한 시간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와인과 치즈, 빵을 곁들인다면 이보다 더 황홀한 맛이 또 있을까요.

도란도란 일상의 대화를 나누면서 와인을 비롯한 치즈, 빵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눈다면... 상상만으로도 즐겁네요.

신화와 문학, 영화와 음악, 역사와 사건에 얽힌 이야기들 덕분에 와인과의 거리감이 확 줄어든 것 같아요. 유쾌하고 즐겁게 인문학 속 와인, 치즈, 빵을 맛볼 수 있었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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