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센스 노벨
스티븐 리콕 지음, 허선영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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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센스 노벨>은 스티브 리콕의 소설이에요.

우선 저자 스티브 리콕에 대한 소개가 필요할 것 같네요. 왜냐하면 그가 누구인지 아는 것만으로 이 소설의 장르가 설명되거든요.

그는 1869년 잉글랜드 햄프셔 지방의 스완모어에서 출생한 후 캐나다 온타리오주로 이민하여 토론토 대학에서 언어학과 문학을 공부했고, 미국의 <Truth>와 <Life>, 토론토에서 발행되는 <Grip> 같은 잡지에 글이 실리면서 유머 작가로 명성을 얻었다고 해요. 캐나다 작가협회의 창립회원으로 활동했고 74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으며 사후에 최고의 유머 문학 작품을 쓴 캐나다 작가에게 주는 '스티브 리콕 유머상'이 생겨났대요.


난센스 퀴즈는 알겠는데 난센스 노벨은 뭐지?

궁금하다면 여기 여덟 편의 이야기가 있어요. 난센스 퀴즈가 정답을 알고나면 피식 실소를 터뜨리게 된다면, 난센스 노벨은 결말을 알고나면 아마 제각각의 반응이 나올 것 같네요. 유머와 풍자는 그 의미를 아는 사람만이 똑같은 반응을 보일 테니까. 이것이 북미식 유머의 정수라고 하네요. 언더스탠드? 


1화 <여기 해초에 묻히다_ 광활한 바다 위 대혼란>은 보물섬에 관한 이야기인데, 주인공 이름이 블로우하드(blowhard, 허풍쟁이라는 뜻임)이고 그가 탄 배의 선장 이름이 빌지(bilge,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는 뜻임)예요. 미스터리한 사건의 결말을 알고 나면 '아하!'라는 반응이 나오게 될 거예요. 


2화 <넝마를 걸친 영웅_ 히스기야 헤이로프트의 고군분투 생존기>는 청년 히스기야 헤이로프트가 일자리를 찾아 잔혹한 도시 뉴욕에 도착하여 어떻게 살아남았는지에 관한 이야기예요. 그저 일자리를 구하고 싶었을 뿐인데 잔혹한 도시는 그를 받아줄 생각이 없나봐요. 악다구니를 쓰다가 구걸하기로 마음 먹은 히스기야는 곧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닫게 되고... 그걸 보고 있자니 황당하면서도 한편으론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3화 <어느 순진한 여인의 슬픔_ 마리 머시너프의 회고록>은 순진하다기 보다는 어리석은 여인의 비극을 볼 수 있어요. 때로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한낱 환상일 수도 있다는 걸 마리 머시너프가 알려주고 있어요. 진짜 비극은 그녀만 그 이유를 모른다는 거예요.


4화 <무너진 장벽_ 푸른 섬에서 싹튼 위험한 사랑>은 짧지만 강렬한 부부의 세계를 보여주네요.

5화 <하일랜드 아가씨 해나와 오처라처티 호수의 지주>는 인간 관계에서 벌어지는 불화가 어떻게 끝을 맺는지 보여주는 이야기예요.

6화 <누가 범인일까? _ 미궁의 살인사건>은 확증 편향의 예시와 같은 이야기예요. 흔히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하잖아요. 오 마이 갓!  진짜 범인을 잡는 것보다 그 범인을 놓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게 이 소설의 핵심이네요.


7화 <캐롤라인과 불사조 아기의 크리스마스>는 반전의 결말이 준비되어 있어요. 여기 등장하는 아버지 존 엔더비의 어록이 인상적이네요. 마치 어떤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거든요. 물론 그 영화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지만 묘하게 비슷한 구석이 있어요. 뭘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버지의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독보적인 캐릭터...

"그럼, 그럼. 아들아.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아무렴, 네가 제일 잘 알겠지."  (191p)

...

"자, 아들들아. 이제부터 우리는 가늘고 길게 살자구나. 

좋은 책에 이르기를 '직선은 양 극점 사이에 반듯하게 놓인 선이다'라고 하더구나."  (194p)


8화 <석면 옷을 입은 사나이>는 시대를 꼬집는 풍자가 담겨 있네요. 

"끔찍하기도 해라!" 석면을 입은 남자가 말했다. 

"지금까지 당신 시대가 그 정도로 끔찍한 줄 몰랐습니다."  (2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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