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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너를 다시 만난다
나카타 에이이치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82p)
<오늘 너를 다시 만난다>는 주인공 가바타 렌지의 시간여행을 그린 소설이에요.
이제껏 시간여행이라고 하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혹은 미래를 오가는 내용만 봐 왔는데, 이번에는 아주 독특해요.
주인공의 몸은 그대로 있고,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 사이에 '의식'만 뒤바뀌는 거예요.
2019년 현재 서른한 살의 렌지는 산책로 벤치에서 괴한의 습격으로 의식을 완전히 잃고 쓰러졌어요. 병원에서 깨어났을 때는 열한 살의 렌지가 서른한 살의 렌지 몸 속에 들어와 있어요. 초등학생이었던 렌지는 조금 전까지 야구 시합을 하다가 타자가 친 공을 글로브로 잡으려 했는데, 머리에 공을 맞았는지 그다음에는 기억이 없어요. 황당하게도 정신을 차려보니 20년의 세월이 흐른 거예요. 물론 서른한 살의 렌지는 열한 살의 렌지 몸으로 들어갔고요.
솔직히 서른한 살에서 열한 살의 렌지로 바뀌는 건 부러웠어요. 다시 한 번 과거를 살 수 있다면... 이런 상상은 많이 해봤을 거예요. 타임머신을 탄다면 과거로 돌아가 역사를 바꿀 수 있을 테니까요.
가바타 렌지의 뒤바뀐 시간은 단 하루예요. 어른인 나와 어린아이인 내가 각자의 하루를 바꿔서 살게 돼요. 뭔가를 바꾸기엔 너무도 시간이 짧아요. 하지만 렌지에겐 한 가지 확실한 목표가 있어요. 여덟 살 소녀를 강도로부터 구해야 해요. 그녀가 바로 현재 렌지의 약혼녀 니시조노 코하루예요. 그러니까 어른의 의식으로 깨어난 1999년의 렌지는 그녀를 죽음의 운명에서 구출하게 돼요. 안타깝게도 그녀의 부모님은 목숨을 잃었고 삼인조 강도는 20년이 흐른 지금까지 잡지 못했어요.
과연 살인범들의 정체를 밝힐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어요. 20년 후의 미래에서 알려준 과거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어요.
시간여행의 비밀을 알고 있는 건 렌지와 코하루 그리고 또 한 명이 있어요. 렌지의 형 신이치로.
약혼녀 코하루는 열한 살 렌지에게 두 사람이 관측한 방향으로 미래가 수렴된다고 이야기했어요. 이미 관측된 미래는 변하지 않는다고. 그러나 관측되지 않은 수많은 변수들이 작용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상한 건 분명히 이미 일어났던 일을 과거의 자신에게 알려줬을 뿐인데 미래를 알게 된 나는 마치 자유 의지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 느낌이 든다는 거예요. 운명을 바꾸기는커녕 도리어 운명에 갇혀 사는 기분인 거죠. 아무도 알 수 없는 미관측의 세상부터가 진짜 인생일지 몰라요. 처음으로 렌지의 의식이 뒤바뀐 2019년 그 날 이후...
렌지의 운명은 어디로 흘러갈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보게 되는 이야기... 결국 반복되는 시간여행 속에서 서서히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게 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하게 되는 <오늘 너를 다시 만난다>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