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내려온다 아름다운 우리 노래 판소리 그림동화 1
김진 지음, 김우현 그림 / 아이들판 / 2020년 12월
평점 :
품절


우연히 라디오 방송에서 이날치 밴드가 부르는 21세기 버전의 판소리 "범 내려온다"를 듣게 됐어요.

"범 내려온다"가 판소리《수궁가》중의 한 장면이라는 것도 그때 처음 알게 되었어요.

기존 판소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더욱 경쾌해진 리듬에 저절로 어깨가 들썩들썩~ 흥이 났어요.

아하, 이게 바로 우리 것이구나!


<범 내려온다>는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에요.

판소리 《수궁가》는 자라가 바닷속 용궁에서 토끼의 간을 구하러 뭍으로 나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낸 우리나라의 오래된 노래극이에요.

원래 옛날부터 전해 오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조선시대 신재효 선생이 고쳐서 판소리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수궁가》에서 범이 내려오는 장면만을 뽑아 이야기로 들려주고 있어요. 

무엇보다 그림을 민화풍으로 표현해내어 더욱 멋스럽게 느껴지네요. 책 표지의 범(호랑이)을 보면 정말 무시무시하죠?


용왕의 병을 고치기 위해 토끼의 간을 구하러 뭍으로 올라온 자라는 엉금엉금 기어갔어요.

턱으로 땅을 짚고 밀며 기어갔어요. 겨우 높은 곳에 올라 둘러보니, 온갖 짐승들이 한데 모여 나이 자랑을 하고 있었어요. 마침 그곳에서 토끼를 발견한 자라는 반가운 마음에 급히 불렀어요. 그런데 턱으로 기어오느라 힘이 빠져서 '토 선생'하고 부른다는 것이 그만 '호 선생'하고 불렀어요. 

그러자 산속에 누워 있던 호랑이가 벌떡 일어났어요. 누가 자신을 선생이라고 불러준 것이 신이 나서 산을 급히 내려오기 시작했어요.

범 내려온다~~ 호랑이가 내려오는데 쿵, 쿵, 쿵, 쿵!

깜짝 놀란 짐승들이 큰 소리로 함께 노래를 불렀어요. 

" ♬♪ 범 내려온다, 범 내려온다. 깊은 소나무 골짜기를 지나 큰 짐승 내려온다. ♬" 


범나려 온다 범이 나려온다 송림 깊은 골로 한 짐생이 내려온다

누에머리를 흔들며 양귀 쭉 찢어지고 몸은 얼쑹덜쑹 꼬리는 잔뜩 한발이 넘고

동이 같은 앞다리 전동같은 뒷다리 새낫 같은 발톱으로 엄동설한 백설격으로

잔디뿌리 왕모래 죄르르르르르 헛치고 주홍입 쩍 벌리고 자래 앞에거 우뚝서

홍행홍행 허는 소리 산천이 뒤덮고 땅이 깨지난 듯 

자라가 깜짝놀래 목을 움치고 가만히 엎졌을 때

   - 수궁가 별주부 호생원 부르는 대목 중에서  [출처 : 위키백과]


책에서는 판소리 대목을 알기 쉽게 풀어서 노래를 부르는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판소리 원곡을 직접 들어봐도 좋고,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를 함께 들어보면 그림책의 느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요.

호랑이가 내려와 보니 말라붙은 말똥 같은 자라만 있다는 사실에 실망했어요. 하지만 몸에 좋은 똥인가 싶어 자라를 꽉 집어먹으려 하고, 이에 놀란 자라는 어떻게든 위기를 모면하려고 꾀를 쓰지만 영 통하지 않네요. 주거니 받거니 호랑이와 자라의 신경전이 유쾌하고 재미있어요. 우스꽝스러운 한바탕 소동이 주는 쾌감이 있는 것 같아요.

아름다운 우리 노래 판소리의 매력을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그림책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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