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마라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마라>는 나태주 시인의 '시산문집'이에요.


"아마도 60살 정도부터 사막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드문드문 사막을 소재로 한 시를 쓰고 사막에 관한 책을 구해 읽었다.

... 나에게 있어 사막은 오랫동안 막연한 상징의 대상이었으며 그리움과 꿈의 대상이기도 했다." 

     (157-158p)

 

언젠가 방송에서 연예인들이 사막을 횡단하는 탐험 생존기를 본 적이 있어요.

볼 거라고는 황량한 모래뿐인 그곳에서 지도와 나침반만으로 횡단하는 내용이었어요.

사막에서 길을 찾아 걷는다는 것이 무모하게 보이면서도 그들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모습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살면서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사막을 누군가 직접 걷는 모습을 보고서야 사막의 존재를 실감했어요. 

저것이 사막이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잊고 있던 그 사막이 떠올랐어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본 적 없는 사막이지만 시인이 들려주는 사막 이야기를 통해 각자의 사막을 그릴 수 있을 거예요.

당신에게 사막이란 무엇인가요.

저한테는 팍팍한 세상이 사막처럼 보이거나 메마른 감성이 사막 같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사막은 실존하는 땅이 아니라 상상에서 그려내는 황량함과 외로움으로 존재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방송에서 사막을 횡단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막이라는 극한 환경에서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건 진짜 사막인데, 마치 우리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묻는 질문처럼 다가왔던 거죠.

나태주 시인에게 사막이 동경의 대상이었다는 게 신기했어요. 

실제로 나태주 시인은 실크로드로 불리는 사막 길을 가보았고, 그때의 심정을 들려주고 있어요.

인생이 사막 같다고... 누구나 말할 수는 있지만 그 의미를 깨닫기에는 저마다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깨달음의 시간.

나태주 시인의 시와 산문은 오직 시인의 깨달음인 것을.

다 읽고나서 스스로에게 물어보았어요. 너는 사막에서 길을 묻지 않을 수 있겠냐고.

아무리 사막에서 길을 묻지 말라고 이야기한들 너는 정말 그럴 수 있겠느냐고.



"몇 차례 사막을 찾으며 나는 알게 되었다.

사막이란 다 모래와 하늘과 바람만 있는 곳이 아니라

더러는 풀과 나무가 자라기도 하고 꽃이 피기도 한다는 사실.

... 나는 이제 사막을 꿈꾸지 않는다. 

사막에 가지 못해 밤잠을 설치지도 않고 가슴 졸여 사막을 

그리워하지도 않는다. 왜인가?

내가 머물러 사는 장소가 그대로 사막이고

내가 찾는 모든 지상의 도시들이 사막이기 때문이다.

... 벗이여. 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말아라. 

그대 발길 닫는 곳이 길이고 그대가 멈추는 곳이 집이고

그대가 눕는 곳이 그대의 방이다.

그곳에 누워 하늘의 별들을 보아라.

그 별들이 그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줄 것이다."  

    (181-18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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