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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페의 음악
장자크 상페 지음, 양영란 옮김 / 미메시스 / 2020년 10월
평점 :
장자크 상페를 처음 알게 된 건 르네 고시니와 함께 만든 『꼬마 니콜라』 덕분이에요.
그 뒤 서점에서 우연히 끌리는 삽화집을 발견했는데 그게 바로 장자크 상페의 책이었어요.
상페의 그림이 주는 편안함과 자유분방함이 마음에 들었어요.
《상페의 음악》은 장자크 상페가 사랑한 '음악'에 관한 책이에요.
2017년 발표된 이 책은『뉴욕의 상페』와 『상페의 어린 시절』에서 함께 대담을 나눈 저널리스트 마르크 르카르팡티에와 <음악>에 대해 인터뷰한 것을 엮은 것이라고 해요.
1932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난 상페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소년 시절 악단 연주자를 꿈꾸면서부터라고 해요. 자신이 존경하는 재즈 뮤지션들을 한 장 한 장 그리면서 음악과 함께 그림에 대한 열정을 함께 키워냈다고 하네요.
인터뷰를 통해서 장자크 상페의 인생과 그의 가치관을 알게 되었어요. 상페에게 있어서 음악이란...
마르크 르카르팡티에 (L) 늘 뮤지션이 되기를 꿈꿨다고요?
장자크 상페 (S) 물론이죠!
...
L 당신은 음악에 미쳐 있으면서도 그림 그리는 일을 합니다.
S 나는 그림 그리는 일을 하는 거 맞습니다. 그런데 왜 그럴까요?
왜냐하면 종이 한 장과 연필 한 자루를 마련하기가 피아노 한 대를 장만하기보다는 훨씬 쉽기 때문이지요.
L 그래도 언젠가는 음악을 하겠다는 희망을 간직하고 있었나요?
S 그렇죠, 그래요, 항상 희망은 가질 수 있어요. 나는 <난 파리에 갈 거야, 난 레이 벤투라와 친구가 될 거야,
그의 악단 연주자들이 나한테 음악을 가르쳐 줄 테고,
난 그들과 같이 연주하게 될 거야>라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13-14p)
상페의 말처럼 그에게 음악은 삶의 기쁨이자 희망인 것 같아요.
마르크 르카르팡티에의 질문은 상페가 어떤 종류의 음악을 좋아하는지, 그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묻고 있어요.
굉장히 열정적으로 음악에 대한 사랑을 쏟아내는 상페에게 L 은 짓궂게도, "확실히 재능이 별로 없으셨던 모양이군요."라고 말했어요. 상페는 순순히 인정하면서 재능은 없지만 듣는 건 좀 할 수 있다고 답했어요. 인상적인 건 상페가 음악의 본질을 '스윙'이라는 단어로 표현한 부분이었어요.
"내가 레를 칩니다. 레 앞엔 도가 있어요. 그러니까 도는 가볍게 치고, 레는 약간 꾹 눌러서 강조하는 겁니다.
그러면 큰 차이가 생겨서 나 같은 사람은 평생 그 차이 때문에 황홀해하는 거죠.
어렸을 땐 그게 너무 이상했어요. 나중에야 그렇게 하면 <스윙>이 생겨난다는 걸 배웠습니다.
스윙이란 <흔드는> 거죠.
... 스윙이란, 스윙이 없다면 당신이 하는 일이 아무런 의미도 없게 만들어 버리는, 눈에 띄지 않는 미세한 흔들림이란 거죠...." (118p)
와우, 대단한 발견이라고 생각해요. 스윙, 스윙이 있어서 상페는 음악을 사랑하게 된 거예요.
저 역시 그 <스윙>에 반했어요. 우리 삶을 흔드는, 그 황홀한 스윙~
네, 완전 공감할 수밖에 없네요. 스윙이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죠.
인터뷰 중에 L 은 상페가 좋아하는 음악을 클래식이다, 재즈다 구분 지어 이야기하는데, 그때마다 상페는 단호하게 음악에는 구분이 없다고 말했어요.
"드뷔시는 클래식 음악이 아니라 그냥 음악입니다!
마찬가지로 엘링턴과 라벨 사이엔 아무런 차별도 있을 수 없습니다." (134p)
그냥 음악이라서, 음악 자체로 사랑한다는 고백이 정말 멋졌어요.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감정이에요. 상페의 음악처럼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살아야겠어요. 무엇보다도 스윙 있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