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 모양의 마음
설재인 지음 / 시공사 / 2020년 9월
평점 :
현실적인, 너무나도 현실적인 이야기에 잠시 할 말을 잃었어요.
<세 모양의 마음>은 설재인 작가님의 첫 장편소설이라고 해요.
세상에 똑같은 마음은 없는 것 같아요. 열이면 열, 제각각 다른 마음인 것을 우리는 알면서도 종종 잊곤 해요.
너와 내가 함께 있으니, 마음도 같을 거라고.
그 착각이 오해를 낳고, 미움과 질투라는 나쁜 감정들을 불러 모으는 것 같아요.
이 소설에는 세 사람이 등장해요.
열다섯 살 유주와 상미, 그리고 삼십 대 후반의 여인 진영.
서로 아무런 친분이 없는 남남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여름방학 내내 동네 도서관에 온다는 것.
어느 날, 진영은 두 아이에게 밥을 사주겠다며 다가오고 순순히 따라오는 유주와는 달리 상미는 몇 번 거절을 하지요.
사실 유주와 상미는 같은 중학교에 다니지만 서로의 존재를 모를 정도로 왕따였어요. 진영 덕분에 함께 밥을 먹으면서 유주와 상미는 친해지게 돼요.
그러나 미묘하게 진영을 사이에 두고 질투하는 유주와 상미는 각자 숨겨왔던 비밀을 진영에게 털어놓게 되고, 예기치 못한 일들이 벌어져요.
세 사람이 가까워질수록 각자의 마음에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해요.
왜?
그건 세 사람 모두 깊은 상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에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의 유주와는 달리 욱하는 성미에 거친 욕설을 내뱉는 상미.
겉보기에도 너무 다른 두 아이지만 상처 입은 마음은 똑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그건 착각이었어요.
아프고 괴롭다고 해서 다 똑같은 상처가 아니었어요. 더군다나 두 아이는 겨우 열다섯 살.
불안하고 상처 입은 세 마음이 얽히고설킨 가운데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더 큰 상처를 입은 세 사람.
<세 모양의 마음>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슴을 콕콕 찔러대는 아픈 이야기예요.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비극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오히려 작은 희망을 보았어요.
세상은 사랑을 예쁘게만 포장하지만 진짜 현실의 사랑은 여기에 나오는 마음일 거라고 생각해요.
힘들어도 온 힘을 다해 믿는 그 마음.
물론 사랑은 한 가지의 모습이 아니기에, 세 모양의 마음처럼 겉으로 보아서는 알 수 없는 게 아닐까 싶어요.
읽으면서 살짝 누군가를 미워했지만 당사자도 아닌 내가 무슨 자격으로 미워하나 싶어서... 그냥 바라보며 응원했어요.
부디 세 사람이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의 끈을 끊어내고 사랑을 되찾기를.
"타인의 친절함은 일방통행인 골목길에서 역주행하는 승용차를 만나는 것만큼이나 급작스럽고 위협적이곤 했다." (32p)
"아줌마, 걔는 아직 열다섯 살밖에 안 됐는데 이미 세상의 어떤 것도 달라질 수 없다는 걸 알아요.
저는 그걸 알 것 같긴 한데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자꾸 화를 내고 소리 지르고 못되게 구는 거고요.
그러니까, 봐요, 불쌍한 사람끼라 미워해 봤자 뭐 해요."
"......" (107p)
"내가 살면서 지금까지 배운 것 중에서 가장 유용했던 게 뭐냐면, 어느 누구에게도 기대하지 않는 거야." (125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