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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별이 만날 때
글렌디 벤더라 지음, 한원희 옮김 / 걷는나무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숲 속 외딴집에서 맨발에 잠옷 차림을 한 아홉 살 정도의 어린 소녀를 만났다면?
그러니까 별에서 온 그대를 만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숲과 별이 만날 때>는 주인공 조에게 찾아 온 어린 소녀, 아니 외계인에 관한 이야기예요.
조류생태학 박사 과정 중이던 조는 현재 암 수술 후 키니 교수님의 숲 속 집에 머물며 쉬고 있어요.
그런데 갑자기 나타나 소녀가 자신은 우주 저 멀리, 헤트라예인이라는 행성에서 지구로 온 외계인이라고 소개하는 거예요.
소녀의 이름은 "이어푸드-나-아스루."라고, 소녀 곁에 있던 강아지는 주인이 없어서 '작은곰'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는데 신기하게 소녀를 잘 따르네요.
지구에 온 이유는 다섯 개의 기적을 보기 위해서라고, 그때까지 지구에 머물러야 한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얼마나 배고팠는지, 조가 준 음식을 와구와구 먹는 소녀.
어째서 외계인의 모습이 어린 소녀인가, 그건 죽은 소녀의 몸에 자신이 들어갔기 때문이라네요.
당연히 그 말을 믿을 리 없는 조는 소녀의 몸에 여러 멍 자국을 보고 학대의 흔적이라고 짐작해요. 그래서 경찰을 불렀지만 소녀는 재빨리 도망가버리고...
숲으로 사라진 소녀와 강아지를 찾아나선 조는 어쩔 수 없이 소녀와의 동거를 하게 돼요. 조는 소녀의 괴상한 외계인 이름 '이어푸드' 대신에 '얼사 메이저'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줘요. 외계인이라는 말도 믿을 수 없지만, 아홉 살 정도의 소녀라고 하기엔 꽤 똑똑하고 어른스러운 점도 미스터리해요.
조와 얼사의 첫만남.
왠지 낯선 장면이 친근하게 느껴져서, 뭔가 했더니 어린왕자가 떠올랐어요.
사막 한가운데 불시착한 비행기 조종사에게 나타난 어린왕자.
그리고 소녀의 임무, 아니 외계인의 임무가 지구에서 다섯 개의 기적을 보는 거라는 얘기를 듣는 순간,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등장하는 천사 미하일이 생각났어요.
과연 얼사는 다섯 개의 기적을 볼 수 있을까요?
<숲과 별이 만날 때>는 우리에게 놀라운 기적을 보여주고 있어요. 어떤 기적인지는 비밀이에요.
그래도 살짝 비밀 하나를 공개할게요. 헤트라예(Hetrayeh)를 거꾸로 말해보세요. 중요한 단서라서, 더는 설명할 수 없어요.
중요한 건 얼사가 조의 삶에 나타났다는 거예요. 누군가, 뭔가가 우리 삶에 불쑥 나타날 때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외계인이 지구를 언제 찾아올지는 모르겠지만 얼사의 임무와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아요. 다섯 개의 기적은 인간을 충분히 이해해야만 경험할 수 있으니까, 그건 외계인뿐 아니라 지구인에게도 매우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해요. 어린 소녀, 이어푸드, 얼사 메이저, 외계인... 정말 아름다운 별을 만난 것 같아요. 오래도록 반짝반짝 빛나는 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