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 지음, 한기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지금,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며,

각자의 집에서 자발적 고립 생활을 하고 있어요.

언제쯤 이런 생활이 끝날까,라는 기대를 하면서도 과연 끝나기는 할까,라는 의구심이 들곤 해요.

어쩌면 지금의 변화는 단발적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이제 시작인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지나고보니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이 주는 장점들이 있더군요. 그걸 먼저 알고 실천했던 사람이 있어요.


『월든 Walden』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에세이예요.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28세에 월든 호숫가에 다섯 평도 안 되는 작은 오두막을 직접 짓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았어요.

이 책은 2년 2개월 동안 자신이 경험했던 삶을 기록하고 있어요. 오롯이 '나'로 사는 삶, 자연 속에서 '나'의 힘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삶은 뭔가 구도자의 삶과 닮아 보여요.

무소유를 실천한 법정 스님이 마지막 순간까지 머리맡에 놓아둔 책이 바로 <월든>이었다고 해요. 법정 스님은 인적 드문 산골 거처에서 <월든>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요. 시대를 초월한 동질감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저한테 <월든>은 아직 경험하지 못한 삶의 이야기예요. 문명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산다는 건 상상도 못해봤거든요. 

그러나 소로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단순히 숲 속 생활만이 아니라 근본적인 삶의 문제라서 모두에게 해당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마치 우물 안 개구리가 그 우물을 뛰쳐나와 더 넓은 세상을 알게 되듯이, 소로는 문명에 갇힌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자유롭고 풍요로운 자연의 세계를 소개하고 있어요.

소로는 문명이 가져온 이점을 얻기 위해 얼마나 큰 희생을 치러야하는지를 밝히면서, 아무 손실 없이 그 모든 이점을 확보할 수 있는 삶이 가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어요. 놀라운 건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삶은 변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소로는 1847년 9월 6일 월든 호숫가를 떠났으며, 그의 책 『월든』은 1854년이 되어서야 출간되었어요.

그리고 2020년 드디어 읽게 되었네요.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책을 읽는 시간 또한 많아진 것 같아요. 월든 호숫가는 아니지만 나만의 오두막에서 소로를 만나면서 삶의 태도를 배웠어요. 자유로운 삶은 멀리 있지 않았네요.



내가 다음 글을, 아니 이 책을 썼을 때 나는 인가로부터 멀리 떨어진 숲 속에 내 손으로 지은 집에서 혼자 살았다.

그곳은 매사추세츠주의 콩코드에 있는 월든 호숫가였다. 나는 그때 오로지 내 두 손의 노동만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내가 그곳에 산 것은 2년 2개월 동안이었다. 지금 나는 다시 문명의 세계로 돌아와 있다.

...

대부분의 책에는 일인칭 대명사 '나'를 쓰지 않지만 이 책에서는 계속 쓰일 것이다.

이 점은 자기 본위라는 점에서 볼 때 중요한 차이를 낳는다. 

우리는 흔히, 사정이 어떻든 간에 글 속의 화자는 반드시 일인칭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나 자신만큼 나를 잘 아는 사람이 나 말고 또 있다면 나는 나에 대해 그렇게 많은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나는 이 책의 주제를 나의 경험이라는 협소한 범위에 한정시켰다.  

       (8-9p)


"내가 월든 호수에 간 것은 보다 싼 생활비로 살기 위해서라거나 화려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무 방해 없이 나만의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  (32p)


"단순화하고 단순화하라."  (137p)


퓨리라는 인디언 부족은 "어제, 오늘, 내일을 뜻하는 말이 하나밖에 없어서 

어제일 경우에는 뒤쪽을, 내일일 경우는 앞쪽을, 오늘은 머리 위를 가리키는 식으로 의사를 전달한다"는데 

내가 바로 그런 식으로 살았던 것이다.  (169p)


"샐비어 같은 약초를 가꾸듯 가난을 가꾸라. 옷이든 친구든 새것을 구하려고 애쓰지 마라.

헌 옷을 뒤집어쓰고 옛 친구들에게로 돌아가라.

사물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변하는 것이다. 

옷은 팔되 생각은 갖고 있어라. 친구가 모자라지 않도록 신께서 보살펴 줄 것이다.

설혹 평생을 거미처럼 다락방 구석에 갇히더라도 생각만 잃지 않는다면 세상은 내게도 똑같이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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