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1

35년 1 - 1910-1915 무단통치와 함께 시작된 저항 (박시백의 일제강점기 역사만화) ㅣ 35년 시리즈 1
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18년 1월

학창 시절에 역사를 배우면서 가장 싫어했던 시대가 있습니다.

바로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에게는 가장 암울하고 비참했던 시기였으므로.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박시백 작가의 <35년> 시리즈는 1910년부터 1945년 해방까지 일제강점기 우리의 역사를 다룬 만화입니다.

모두 일곱 권 중 첫 번째 책은 1910년부터 1915년의 우리 역사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1910년 강제 병합 이후, 일본은 조선총독부를 통해 무단통치, 차별과 동화주의로 조선을 통제하며 식민지 경영의 기반을 구축했습니다. 이때 식민지의 삶은 극과 극으로 나뉘어집니다. 작위를 받으며 친일에 앞장선 이완용을 비롯한 친일파들과 독립운동을 위해 망명하는 사람들 그리고 국내에서 항쟁하는 사람들, 해외에서 펼치는 독립운동가들.

이 책은 우리의 역사뿐 아니라 세계사를 함께 이야기합니다. 근시안적 시각으로는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없으므로.

시대의 사건과 인물을 만화로 표현했을 뿐이지, 역사 교과서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자료와 내용이 풍부합니다. 저자는 실제로 5년간 독립운동의 현장을 찾아 중국을 비롯한 여러 곳을 답사했고, 각종 자료 수집과 공부에 매진하여 집필했다고 합니다. 또한 일곱 명의 현직 역사 교사가 편집에 참여하여 교정과 정리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이 남다르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균형 잡힌 시각에서 역사를 재해석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부록에 수록된 연표는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어서 역사 공부에 도움이 됩니다. 인명사전은 독립운동가와 친일반민족행위자 등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해 정리하여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아직 청산되지 않은 과거사... 우리가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그토록 싫어했던 일제강점기의 역사였는데, 이 책을 통해 역사의 빛과 어둠을 동시에 볼 수 있었습니다.

새삼 항일투쟁의 길을 선택했던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떠올렸습니다. 과거의 참담함을 외면하지 않고 면면을 들여다보는 일, 그래서 역사를 통해 배우는 일.

박시백 작가님의 <35년>을 통해 배웠습니다. 우리 모두가 꼭 읽어야 할 책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