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 - 유물과 유적으로 매 순간 다시 쓰는 다이나믹 한국 고대사 서가명강 시리즈 12
권오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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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대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책은 서가명강 시리즈 열두 번째로, 역사학자 권오영 교수님의 한국 고대사 연구 과정을 담고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한국 고대사는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이 전부일 거예요. 문헌 자료를 통해 밝혀진 역사적 사실들.

그런데 고고학적 실물자료 없이 정치적인 의도로 작성된 당시의 문헌 자료로만 역사 연구를 시도하는 건 엄청난 왜곡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해요.

역사 왜곡이 가장 심하게 일어난 때가 바로 일제강점기에 이루어진 가야사 분야라고 해요.

『삼국유사』「가락국기」에 아주 조금 언급된 내용을 제외하면 가야에 관한 국내외 문헌 자료가 거의 없어서, 일제 관학자들이 취약한 부분을 비집고 들어와 역사를 심하게 왜곡했고, 그때 만들어진 논리가 임나일본부설이에요. 임나는 가야를 지칭하는 여러 이름 중 하나로, 임나일본부설이란 일본의 야마토 왕권이 3세기 혹은 4세기 무렵 가야지역에 직접 통치기구를 두고 백제와 신라를 간접 통치했다는 주장이에요. 이런 논리를 바탕으로 근대에 한반도를 식민통치한 것을 합리화한 거예요. 

20세기 전반 군국주의 일본은 『일본서기』에 기초해 임나일본부설을 강요했으며, 식민지 조선의 학생들에게 왜곡된 학설을 주입했어요. 패전 이후 『일본서기』의 사료적 가치를 의심하는 연구 성과가 연속적으로 발표되자 일본학자들은 다른 나라의 자료를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반면 우리는 삼국시대에 작성된 사서들이 대부분 불타거나 실종되었으니, 일본의 역사 왜곡을 반박할 논거가 부족했어요.

다행히도 땅 속에서 임나일본부설의 왜곡을 종결시킬 보물들이 발견됏어요.

김해 대성동 고분군에서 금관가야의 유물들이 많이 출토되었어요. 대표적인 예로 철제 비늘 갑옷을 들 수 있는데, 이는 같은 시기 일본의 것을 압도할 정도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유물들이에요. 결론적으로 철제 갑옷, 마구, 무기 제조술에서 나타난 우열의 차이를 감안한다면 왜가 군사적 우위로 가야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은 도저히 성립할 수 없어요. 이처럼 문헌 자료가 부족하거나 심하게 왜곡된 한일관계, 가야사를 바로잡은 일등공신은 가야 고분 조사에 몸바친 젊은 고고학자들이라고 해요.

저자는 한국에서 고대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외부적으로 싸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고대사 연구의 기본 원칙은 객관적 자료에 기초한 합리적 추론이라고 해요. 즉 땅 속에 숨어 있는 유물과 유적들은 우리의 보물인 동시에 우리의 고대사를 증명하는 객관적 자료인 거예요. 그래서 저자는 이제 역사를 새롭게 바라봐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어요. 그동안 수많은 고대사 연구자들이 나름대로 헌신적인 연구를 추진해왔으나 대중들에게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역사학자로서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에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해요.

한국 고대사 연구 중에서 삼국 시대에 집중하여 유물이나 유적이 발굴될 때마다 반전이 일어난 연구 내용을 소개하고 있어요.

저자의 말처럼 새로운 자료를 활용한 역사의 복원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며, 역사학 고유의 방법을 고집하기 보다는 인접 학문의 방법론을 활용한 융복합적 연구가 필요하고, 또한 한반도를 넘어 세계사적 보편성과 비교하며 폭넓은 연구가 절실한 시점인 것 같아요.

대중의 입장에서는 한국 고대사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 정규과목 이외에도 새로운 연구 내용들을 지속적으로 접할 수 있다면 미래의 역사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이미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발굴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니, 찾아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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