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날씨만 계속되는 세상은 없어!
제니 재거펠드 지음, 김아영 옮김 / 리듬문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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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자꾸 잊어버려요. 많은 것들이 기억에서 사라지죠.

어린 시절에 부끄럽거나 속상했던 일들... 누구에게도 말하기 싫은 비밀... 그건 잊는 게 편하니까.

문득 이 책을 읽다가 그 기억들이 떠올랐어요. 


시게 바일드.

주인공의 이름이에요. 열두 살 소년 시게는 지금 외할머니 댁으로 이사를 왔어요.

엄마는 실직한 상태거든요. 아빠는... 생물학적인 아빠는 한 번도 본 적 없고, 새 아빠였던 스베드리크는 엄마와 이혼했어요.

시게의 동생들, 마이켄과 보보는 종종 아빠 스베드리크를 만나러 가요. 시게는 빼고, 앗 그건 시게가 가고 싶지 않아서 안 간 거예요.

시베드리크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서로 맞는 게 하나도 없어요. 

이따금 시게는 '내 삶에 아빠가 있었다면 친구 관계에 지금 같은 문제를 겪지 않았을 거야. 어쩌면 내가 지금처럼 스스로를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거야.'라고 생각해요. 어쩌면 친아빠가 삶의 요령을 제대로 가르쳐 줄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요. 스톡홀름에서는 친구가 딱 한 명 있었는데, 그 애도 달리 어울릴 사람이 없어서 같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제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간은 딱 60일밖에 남지 않았어요. 아니, 이제는 57일이에요. 57일이 지나면 여름방학이 끝나고 새 학교에 가야 해요.

모스토르프 초등학교로 전학가는 날까지 스스로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정보를 모아야만 해요.

'어떻게 하면 인기를 얻을 수 있나요?'라고 구글에 검색해서 최소한 5번 이상 반복된 조언만 골라보니,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았어요.


멋지게 차려입기(유명 브랜드 옷으로), 머리 모양 뽐내기, 안경 쓰지 않기(콘텍트렌즈를 끼고 그전까지는 사시를 숨기기 위해 선글라스 착용하기), 운동한 몸처럼 보이기, 꼼꼼하게 양치하고 껌 씹기(껌은 씹으면 멋져 보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껌을 나누어 줄 수 있어 인기를 얻을 수 있다), 사교적으로 행동하기! 질문을 던지고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사람들, 선생님, 다른 학생들과 이야기하기. 유쾌하게 행동하고 다른 사람들 웃기기(그렇지만 동시에 멋을 유지해야 하는 걸 잊지 말기)  (68-69p)


이것들을 하는 데 문제가 있다면 돈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데다 애가 셋이나 되는 엄마한테 유명 브랜드 옷을 사 달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 게다가 엄마는 실직 상태고, 외할머니는 마트에서 먹고 싶은 거라면 뭐든 사 주셨지만 유명 브랜드 옷을 사는 건 멍청하다고 생각하는 분이니까. 이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만 해요.


과연 D-59 부터 D-0까지 60일 동안 시게는 그토록 원하던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요?


살면서 가장 큰 행운은 좋은 사람을 만나는 일인 것 같아요. 외톨이인 줄 알았던 시게에게는 좋은 엄마, 좋은 할머니, 좋은 이웃이 있었어요. 앗, 아인슈타인을 빼놓으면 안 되겠네요. 오래된 절친이니까. 그리고 정원 도깨비와 유노까지.

겨우 열두 살 인생이 뭐가 그리 힘들겠냐고 우습게 봤다면 큰코 다쳐요. 아마 각자 자신의 열두 살을 떠올려 보면 겸손해질 걸요. 인기를 얻는 게 중요하다고 여겼던 시게가 정말 원했던 게 무엇인지, 이쯤 되면 다 알 거예요.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면 그걸로 충분해요.

"나쁜 날씨만 계속되는 세상은 없어!"라고 느낄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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