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가게 3 - 가끔은 거절도 합니다 십 년 가게 3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사다케 미호 그림,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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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이야기에 관심이 있나요?

어른이니까, 아이들 책은 볼 수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잠시 머뭇거릴 수는 있지만, 책을 펼치는 순간 마법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아하, 물론 모두에게 해당되는 건 아니에요. 마법도 사람을 가리거든요.

궁금하다면, 십 년 가게로 오세요.


"아끼고 또 아끼는 물건이어서 망가졌지만 버릴 수 없다면,

추억이 가득 담긴 물건이어서 소중하게 보관하고 싶다면,

의미 있는 물건, 지키고 싶은 물건,

그리고 멀리 두고 싶은 물건,

그런 물건이 있다면 '십 년 가게'로 오세요.

당신의 마음과 함께 보관해 드립니다."   (5p)


1권을 읽었다면 그림 속에 남자가 누군지 알아보겠죠?

십 년 가게를 운영하는 마스터예요. 그는 자신을 '십 년 가게'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가게랑 이름은 같은 게 아니라 그냥 십 년 가게라고 불리는 것이 좋대요. 본명은 길기도 하고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음, 본명을 숨기는 게 미스터리한 가게 주인이죠?  

그는 손님들의 물건을 맡아주는 대가로 물건 주인의 일 년이라는 시간을 가져가요. 수명이 일 년 단축된다고 생각하면 섣불리 물건을 못 맡길 것 같아요. 그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해요. 자신의 수명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모르니까요. 대부분 어린 손님들은 과감하더라고요.


3권의 제목이 보이시나요?

"가끔은 거절도 합니다."

앗, 거절한다고요?  십 년 가게에서 거절할 때도 있다는 건 처음 알았어요.

대부분 자신의 물건을 맡기기 때문에 거절한 적이 없었거든요. 이번에 맡기려 했던 물건은 동그란 구슬이에요. 여덟 살 소녀 니키가 바다에서 주웠어요. 유리처럼 맑고 투명한 구슬 안에는 신비로운 생명체가 있었고, 츠무라는 이름도 붙여주었어요. 그런데 바다의 신 축제가 치러지는 동안 바다에서 난 것을 가지고 가선 안 된다는 규칙을 어기고 데려왔기 때문에 마을에 폭풍이 몰아쳤어요. 바다의 신께서 내리는 벌이라고. 너무 겁이 난 니키는 바다 무녀님에게 들키기 전에 츠무를 숨기려다가 '십 년 가게' 초대장을 받았고, 뾰로롱~ 십 년 가게에 올 수 있었어요.


"소중한 물건을 맡아 준다면서요? 츠무는 내 소중한 친구란 말이에요!"

"그렇기 때문입니다. 방금 말했듯이 마음만 먹으면 나는 어떤 물건이라도 맡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 물건이 손님의 소유물이 아닌 것을 알면 거절하는 게 규칙입니다.

이해해주시지요. 친구는 소유물이 될 수 없습니다. 설령 아무리 소중한 존재라도."  (32p)


와, 놀랐어요. 구슬 속 생명체가 니키의 소중한 친구라는 사실만 생각했는데, 친구는 소유물이 될 수 없다는 말이 정곡을 찔렀어요.

아마 어린 친구들일수록 친구와의 우정에 집착하는 경우가 있을 거예요. 너는 내 친구니까, 나랑만 놀아야 돼!

하지만 진정한 우정은 서로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마음이라는 걸 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니키 말고도 다섯 명의 손님이 더 있어요. 그들은 어떤 물건을 맡기려고 십 년 가게에 온 걸까요?


시간의 마법이 존재하는 '십 년 가게'의 이야기는 판타지 동화 그 이상의 깊이가 있는 것 같아요. 

각자 자신에게 무엇이 소중한지, 혹시 나쁜 마음을 품었던 건 아닌지 돌아보게 해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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