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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령 장수 1 - 한 번쯤 만나고 싶은 기이한 혼령들 ㅣ 혼령 장수 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도쿄 모노노케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0년 8월
평점 :
제목에 끌려서 봤다가, 저자의 이름을 보고 환호했네요.
히로시마 레이코.
세상에나, 작가의 이름을 기억한다는 건 저로서는 굉장한 일이에요. 깜박깜박해서 ㅋㅋㅋ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시리즈와 <십 년 가게> 시리즈로 처음 알게 된 작가예요. 사진이 없는 걸 보면 신비주의 작가인 듯.
기존의 어린이 판타지와는 결이 다른 것 같아요. 굉장히 기묘한 매력이 있어서 스르륵 빨려드는 느낌이랄까.
<혼령 장수> 1권은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대놓고 무서운 이야기 다섯 편이 들어 있어요.
책표지에 서 있는 남자가 바로 혼령 장수예요. 몸집이 크고 다부진 체격에 머리는 반질반질한 민머리지만 절대로 스님은 아닌 듯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요.
큼직한 금 귀걸이를 하고, 빨간색과 하얀색 바둑판 무늬 기모노를 입었고, 그 위에 걸쳐 입은 기다란 겉옷은 알록달록한 색깔의 갖가지 무늬가 빽빽하게 그려져 있어서 엄청 화려하네요. 얼굴은 사극 드라마에 나오는 산적 같이 생겼는데, 말할 때는 더없이 밝고 온화해서 무서운 외모를 잊게 만드는 화법의 소유자라는 것.
다섯 편의 이야기 제목은 '푸른 다리', '붓 귀신', '두 번째 입', '야차 거미', '노는 아이'예요.
혼령 장수는 곤란한 상황에 처한 아이들 앞에 불쑥 나타나서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힘을 빌려주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 힘이란 인간이 원래는 가질 수 없는, 혼령의 힘이라서 정해진 기간만 빌려 쓸 수 있어요. 혼령 장수는 인간과 혼령 사이에 계약을 맺어주는 역할을 하는 거예요.
순수하게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 요정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라고 할 수 있어요.
계약이란 서로에게 주고 받는 것이 있는 법.
혼령 장수는 처음에 계약을 맺으면서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아요. 다만 조건을 걸 뿐.
절대 이건 하면 안 돼!
그게 바로 문제예요.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약속했으면 지켜야 되는데... 왜 어길까요?
대부분의 아이들이 혼령의 힘이 주는 마법에 빠져서, 금기를 깨뜨렸어요.
그 결과는 너무나 참혹해서... 윽, 더 이상 말할 수는 없어요.
공포 이야기를 읽고나서 무슨 교훈을 얻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혼령 장수>는 섬뜩한 교훈을 남겼어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 그리고 탐욕이 악마를 부른다는 것.
무시무시한 혼령들, 책으로만 만나는 게 좋겠어요. 현실에서 만나고 싶은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어요. 어쩜, 애들보다도 겁이 많냐고... 이상하게 읽고난 후에 자꾸 이야기가 떠올라서 몸이 부르르 떨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