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성교육을 합니다 - 소년부터 성년까지 남자가 꼭 알아야 할 성 A to Z
인티 차베즈 페레즈 지음, 이세진 옮김, 노하연 감수 / 문예출판사 / 2020년 8월
평점 :
일시품절


참으로 답답하네요.

최근 여성가족부가 전국 초등학교에 배포한 성교육 도서를 전량 회수하기로 결정했다고 해요.

그 이유는 일부 보수진영에서 선정성 논란을 제기했기 때문이래요.

50년 전 덴마크에서 출간된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1971)라는 그림책.

여자와 남자가 벌거벗은 그림이 나오고, 성관계를 재미있는 일로 서술한 것을 문제라고 지적한 거예요.

이 책의 저자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덴마크에서도 책이 발간된 뒤 기독교 정치인들이 의회에서 내 책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되레 난 그해 정부의 아동문학상을 받았다"라고 밝혔어요. 그러니까 한국의 성교육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바로 그 점을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요.

어린이 성교육 그림책의 선정성을 문제 삼기 전에, 현재 벌어지는 미성년자들의 디지털 성범죄는 어떻게 할 거냐고 묻고 싶어요.

온라인으로 퍼지는 음란물, 불법촬영물은 어떻게 막을 거냐고요. 


지금이야말로 제대로 된 성교육이 필요해요. 여기, 제대로 된 성교육 교재가 출간되었어요.

스웨덴 성교육 전문가가 쓴 소년부터 성년까지 남자가 꼭 알아야 할 성교육책이에요. 저자는 스웨덴 정부가 임명한 성평등 전문가라고 해요.

이 책의 핵심은 '존중'과 '동의'라고 할 수 있어요.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태도를 알려주고 있어요.

성평등은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와 소통에서 시작된다는 걸 반드시 알아야 해요. 

앞서 언급했던 덴마크 그림책이 초등학생용이라면 이 책은 청소년 필독서라고 할 수 있어요. 

성교육 교재 내용을 선정적이라고 문제 제기를 했던 사람들이 이 책을 본다면 뭐라고 할지 정말 궁금하네요. 

이보다 더 정확하고 세밀한 성교육책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지식들을 알려주고 있어요. 이건 정말 중요해요. 

책에도 나오듯이 포르노에서 현실의 섹스를 배울 수는 없어요. 호기심이든 뭐든, 성교육 없이 포르노를 먼저 접한 남학생이라면 그릇된 성 인식이 생길 위험이 있어요. 

불과 얼마 전,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던 다크웹,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나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사건의 범죄자들이 미성년일 때부터 시작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돼요. 그들이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았더라면 그토록 잔인한 반인륜 범죄를 저질렀을까요. 적어도 죄의식을 느끼는 양심은 있어야 하는데...


성교육에 대한 기성세대의 편견부터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요.

생물학적 지식인 남자와 여자의 몸을 설명하는데, 자세하게 묘사된 그림이 선정적인가요?

성(性)은 감추고 부끄러운 게 아니라 자연스럽고 당당한 거예요. 

이 책에는 올바른 성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고 있어요. 혹시나 지나치다 싶으면 부모 입장에서 걸러줄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성교육이니까 나중에라도 끝까지 완독하면 좋겠어요.

잘 배운 성교육이 좋은 남자를 만든다는 점에서, 이 책은 굿가이드북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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